삶과 자전거 타기

자전거를 배울 때 넘어지지 않고 배울 수는 없다. 자전거를 뒤에서 계속 잡아준다면 넘어지지 않고 탈 수 있지만, 혼자서 먼 곳을 갈 수는 없다. 넘어지는 것을 보기가 힘들고 안타깝지만, 뒤에서 자전거를 잡아주다가 어느 순간 손을 놓고 혼자 자전거를 구를 기회를 주어야 한다. 얼마 가지 않아서 반드시 넘어지게 되어있다. 무엇을 배우는 것은, 아직 익숙하지 않고 아직 스스로 조정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넘어지기 전에도 혼자라는 사실을 느끼면 겁이 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넘어지지 않고 혼자 갈 수 있다는 새로운 세계에 접어드는 감각은 새롭다.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작은 상처가 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전거가 너무 빠르지 않고 복잡한 곳이 아니라 넓은 광장에서라면 몇 번이고 넘어져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먼저, 너무 빠르지 않게 그러니까 속도를 자기의 관리 범위 안에 두는 것을 일러두어야 한다. 속도만 빠르지 않아도 사고 날 일은 거의 없다. 달리다가 속도를 줄이고 멈출 수 있는 것은, 달리는 것보다 중요하다. 페달을 굴려서 속력을 높이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원하는 곳에서 멈출 수 있도록 브레이크를 부드럽게 잡아당겨서 부드럽게 멈출 수 있는 것은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자동차 운전도 마찬가지다. 엑셀을 밟아서 속력을 높이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 충격 없이 속력을 줄이고 원하는 곳에 멈출 수 있도록 감을 잡는 것이 운전의 핵심이다.

속력을 어느 정도 조절하며 멈출 수 있게 되었다면, 자전거는 거의 배운 것이나 다름 없다. 자신이 관리할 수 있는 속력으로 달리고 멈출 수 있다면, 한산한 공터나 운동장에서 핸들을 움직여 보며 운동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감각하게 될 것이다. 급격한 방향전환에 따라 불안정해지는 것, 그래서 브레이크를 급하게 당기고 넘어지는 일들이 반복될 것이다. 다행히 방향전환을 급하게 하지 않아서 넘어지지 않고 한동안 갈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속도에서 어느 정도로 방향을 변화시킬 때 자전거가 자기의 관리 범위 밖으로 넘어가며 중심을 잃고 넘어지거나 비틀거리는 지를 알 필요가 있다. 배울 때 알지 못한다면, 나중에 혼자 탈 때라도 반드시 그렇게 자기가 관리할 수 없는 범위를 넘어서며 예기치 않은 불안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언제고 닥치게 되는 일이며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배우면서 경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배우는 것은 그것을 잘 다룰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이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과 할 수 없는 부분의 경계를 깨닫는 일이다. 이후로는 그 경계를 확장하고 그 경계 안에서 즐겁게 노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식을 키우다 보면, 어떨 때는 넘어지는 것이 안타까워서 자전거 뒤를 붙잡고 있는 손을 차마 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이가 혼자서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갈 수 있게 하려면, 학교 운동장과 같이 안전한 곳에서 연습하면서 어떠한 경우라도 챙겨줄 수 있도록 곁에 있다고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때때로 넘어지더라도 혼자 수습하며 다시 출발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넘어지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 일이 아니며, 넘어질 때 덜 다칠 수 있는 요령과 넘어졌을 때 아이가 겪을 두려움이 너무 커지지 않도록 안심시켜주는 것도 필요하다. 몇 번 넘어지면서 아이가 혼자 갈 수 있는 거리는 점차 늘어나고 멈추는 일이 자연스러워지며, 방향을 돌리다가 불안정해지면 다시 자세를 고쳐서 넘어지지 않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제 조만간 아이와 함께 자전거 도로에 나가서 함께 자연과 바람과 걷는 것을 뛰어넘어 움직이는 새로운 경험을 함께 만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이가 더 멀리 더 빨리 갈수록 아이의 세계는 넓어지고 아이의 마음엔 새로운 세상이 하나 더 자리잡게 되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부모의 손이 계속 자전거를 잡고 있었으면 어떨까? 아이는 늘 같은 두려움을 갖고 같은 상태에서 불안하게 자전거에 올라타 있고, 부모는 아이와 함께 불안하며 자신의 삶은 불편한 자전거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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