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과 돌림힘(토크)

운동, 움직임은 두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방향이 변하지 않는 직선 운동과 방향이 변하는 회전 운동. 방향이 변하지 않는 직선 운동은 생각하기 간단하지만, 방향이 변하지 않는다면 오늘 만난 누구를 미래에 다시 만날 방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모든 것들은 영영 헤어지거나 충돌해서 둘 다 망가질 수밖에 없으니 끔찍할 것이다. 자연은 사진과 같이 정적인 것이 아니고, 동영상과 같이 움직임이 있는 세상이며, 회전 운동이 있기 때문에 지구는 태양에 묶여서 적당한 햇살을 받고 계절의 변화를 가질 수 있으며 삶은 반복되더라도 내일을 기약할 수 있게 되는 법이다. 운동을 기술하는 역학체계는 물리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학문이며, 역학(mechanics)에서 ‘모든 회전 운동은 가속 운동’임을 어렵지 않게 보일 수 있다. 모든 가속 운동은 힘이 작용한다는 뜻이다. 낯설지 않은 식 F = ma 는 단순하지만 인간의 감각기관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운동을 설명하는 자연의 원리를 담고 있다. F는 물체에 가해지는 힘이고, m은 물체의 질량이며 a는 물체의 가속도이다. 가속도는 속도의 변화이다. F = ma에 따라서 속도가 변하는 모든 가속 운동은 a≠0 이기 때문에, 양수 m을 곱한 힘 역시 F≠0 이 아니라는 것이다. 속도는 빠르기(속력)와 방향을 갖는 물리량이기 때문에, 빠르기나 운동의 방향 둘 중의 하나 혹은 둘 모두 변하는 운동은 모두 가속 운동이고 힘이 작용한다.

쓰다 보니 글이 재미없게 돼버렸다. 과학은 이렇게 되기 쉽다. 그냥 맘 편하게 말하면 좋을 텐데 이것저것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세세하게 따지니 말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엄밀하게 정의하지 않아도 언어로 소통하는데 별반 불편을 느끼지 않으며, 오히려 정확하게 정의하려고 드는 경우를 피하게 되고 그러한 상대를 피곤하게 여기기도 한다. 과학이나 수학을 피곤하게 느끼는 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피곤함을 넘어서야 할 것인 바, 방향이 변하는 회전 운동에 대하여 피로를 느끼더라도 조금 참아주기 바란다.

다시 고전역학이 발견한 자연원리인 F = ma 로 돌아가 보자. 물체에 힘이 주어지면(F≠0 이 아니라면), 질량 m은 양수이므로 a≠0 이다(가속도가 0이 아니므로 속도에 변화가 생긴다는 의미다). 같은 힘을 주더라도(즉 F가 일정하다), 질량 m에 따라서 가속도 a의 값이 달라진다. F가 일정하면 질량이 클수록, 같은 F로 맞추기 위하여 가속도 a가 작아져야 한다. 이러한 수학적 반비례 관계를 물리적으로 “같은 힘을 받더라도 질량이 클수록 가속도가 작다 혹은 속도가 잘 변하지 않는다.”로 서술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의 경험과도 꼭 들어맞는 일이다. 같은 힘을 주더라도 무거운 물체보다 가벼운 물체의 빠르기가 더 잘 변한다. 즉, 질량이 작으면 가속도가 크다. 직선 운동에 대한 이러한 경험은 상대적으로 덜 경험한 회전 운동에 대해서는 약간 낯설지도 모르겠지만, 회전 운동에 대해서도 이러한 일은 거의 비슷하게 적용된다.

회전 중심으로부터의 거리를 r 이라고 표시한다면 ‘회전하는 힘’(’돌림힘‘이라는 용어가 있고, 영어로는 토크 torque 라고 한다)은 r과 회전하는 방향에 가해지는 힘 F의 곱이다. 회전의 중심으로 향하는 힘의 성분은 회전에 대해서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회전하는 방향으로 힘을 줬을 때만 회전하는 빠르기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또한 같은 힘을 주더라도 중심으로부터 거리가 큰 곳에 작용하는 것이 회전시키는 힘이 크다. 차의 운전대를 생각해보자. 일상에서 핸들이라고도 말하는 운전대가 컵처럼 작은 원으로 생겼다면 잡는 것만 불편할 뿐만 아니라 운전대를 돌리기 힘들 것이다. 운전대와 연결된 축을 돌리기 위하여, 혹은 돌림힘을 어느 정도 이상 가해야 축이 돌아갈 텐데 적은 힘으로 차의 바퀴 방향을 변화시키는 축을 돌리기 위해 운전대 핸들의 반경은 축의 반경보다 몇 배나 크다. 즉 F가 작더라도 r이 크면, 돌림힘 rF 를 크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돌림힘은 지렛대에서도 나타나고, 긴 손톱을 자르기 위한 손톱깎이에서도 나타난다. 손톱을 깎기 위해서 손톱에 어느 정도 이상의 힘을 가해야 하는데, 손가락으로 누르는 곳이 회전 중심에서 멀기 때문에 적은 힘으로 회전 중심에서 가까운 손톱에 큰 힘을 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일상이나 자연에서 회전운동과 관련하여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으나, 어느 정도 수학적인 언급과 관성 모멘트나 각속도 그리고 각운동량과 같은 이야기를 피하고 말하기는 힘들다.

A particle is located at position r relative to its axis of rotation. When a force F is applied to the particle, only the perpendicular component F⊥ produces a torque. This torque τ = r × F has magnitude τ = |r| |F⊥| = |r| |F| sin θ and is directed outward from the page.

함께 호흡을 맞추며 춤을 추는 상대를 빠르게 회전시키기 위해서 움추린 손보다는 내뻗은 손에 힘을 주는 것이 훨씬 상대를 잘 회전시킬 수 있고, 마찬가지로 빠르게 멈추게 하기 위해서는 돌림힘을 크게 작용하기 위해서 손을 내뻗게 하여 잡아주는 것이 좋은 것이다. 회전이 가미된 춤에서 돌림힘은 회전 반경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춤의 동작에 자연스럽게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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