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동물은 뇌가 있고, 어느 동물은 뇌가 없습니다. 뇌는 신경세포가 아주 많이 모인 기관으로써, 자극에 대한 반응에 있어서 개체의 생존을 더 유리하게 하려는 고도의 진화기제로 생각됩니다. 고착생활을 하는 해면동물들은 신경세포가 없으며 단순히 물의 흐름에 따라 들어오는 먹이를 소화하는 기관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만, 유충일 때는 정착하기 전까지 이동하며 포식자를 피하고 고착할 수 있는 환경을 찾기 위한 뇌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뇌는 이동, 판단에 필요한 기관이면서도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비싼 기관이기도 하기 때문에, 고착생활을 하면서 뇌는 양분으로 소화하여 없어지게 됩니다.
해파리와 히드라와 같은 강장동물(자포동물)은 몸 전역에 분산된 신경계를 갖고 환경에 대하여 단순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할 수 있으며, 플라나리아와 같은 편형동물에서는 신경들이 모인 신경절이 나타나고 진화의 가지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렁이와 같은 환형동물에서 신경세포가 더 밀집된 뇌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인간의 신경세포 수, 뇌의 무게는 코끼리와 같이 커다란 동물보가 작습니다. 그런에 어떻게 인간은 코끼리보다 더 영리할까요? 신경세포는 본질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네트워크의 속성을 갖고 있으며, 네트워크의 복잡도는 단순하게 각 신경세포의 개수보다도 얼마나 복잡하게 혹은 다중으로 연결되어 있느냐에 따라 급격히 달라집니다. 신경세포들이 서로 만나서 네트워크를 이루고 복잡도를 증가시키는 부위를 시냅스(연접)이라고 하며, 시냅스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서 네트워크의 복잡도 혹은 가능한 신경세포의 상태수가 달라질 것입니다.
현대 신경과학(뇌과학)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정신 혹은 인간의 영리함, 자기 정체성 등의 근원은 신경세포와 시냅스가 이루는 커넥톰(connectome)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뇌의 지도로 볼 수 있는 커넥톰은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러한 방향으로 네트웍이 강화되는 가소성(plasticity)가 있다고 합니다. 즉, 우리는 우리의 정신과 대응되는 뇌의 지도, 네트워크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형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설령, 성인이나 노인이더라도 말이죠. 뇌에 대한 과학적 탐구는 인간을 분해하고 규정짓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가능성에 긍정적이고 인간을 보다 인문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과 뇌의 기원, 뇌의 구조 및 신경세포, 커넥텀, 뇌과학에 대해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