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과학기술 수준

일반인이 현재 과학기술이 어디까지 갔는지 구태여 알 필요 없을 수도 있지만,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이론에 비하여 기술은 현실에서 존재하는 것이고 어디까지 인간이 현실로 만들어냈는지 궁금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첨단기술은 다양한 영역에서 뾰족하게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이루며 더욱 날카롭게 다듬어져서 이상으로 조금씩 더 전진하고 있다. 기술을 통해야 비로소 생각해왔던 것들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검증할 수 있고, 기술을 통해서만이 안개에 가려져왔던 것들을 보다 더 세세하게 알아갈 수 있으며 인간의 문명이 발달해갈 수 있다. 물리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세상에 나온 MRI(자기공명영상), fMRI(기능성 MRI), PE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장치 등은 몸의 생리적 구조적 이상 여부를 진단하는 의학의 영역을 넘어서, 뇌과학(neural science)에 사용되면서 마음을 들여다보고 정신의 세계를 더 구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현미경이 더 작은 것들을 볼 수 있도록 발전함에 따라서 인간의 관찰 가능한 세계가 훨씬 넓어지고 그로 인하여 더 많은 병들을 치료할 수 있고, 더 작은 수준에서 물질을 제어하면서 첨단 소재가 일상의 영역에 들어오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각종 관찰 기기가 발전할수록 인간의 생리적 감각계 한계를 넘어서, 세상을 더 깊고 자세하게 관찰하며 자연과 생명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있다. 크기를 기준으로 과학기술이 어느 정도 세계에서 어느 정도 세계에까지 확장되었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다양한 영상기기로 뇌를 촬영한 모습. 왼쪽부터 PET, CT, 7.0테슬라 MRI
Image of reconstruction on a clean (100) surface of gold.
탄화규소(SiC) 단결정 표면의 규소 원자. STM으로 취득한 이미지

작은 세상을 더 잘 볼 수 있는 주사 터널링 현미경(STM 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이나 원자힘 현미경(AFM Atomic Force Microscope)의 수준은 원자를 관찰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원자와 분자의 크기 정도인 나노미터(nm 10-9 m)를 다루는 기술은 원자들을 조절하여 원자가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동영상을 보이고 있으며, 물질의 구성단위인 분자를 조정하여 새로운 물질을 만들고 제어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Central Processing Unit)과 그래픽처리장치(GPU Graphics Processing Unit)에는 이미 나노미터급 첨단기술이 구현되어 있으나 감각하지 못한다. 시각적으로 판별하지 않아도 더 작은 세상을 탐험할 수 있는 기술은 현재 원자보다 훨씬 작은 영역에 이르고 있다. 이미 1909년에 러더포드가 알파선(고속의 헬륨 원자핵으로 이루어진 방사선)을 이용하여 원자의 중심에 무거운 원자핵이 양전하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1968년에는 스탠포드 선형가속기에서 원자핵을 이루는 양성자의 내부가 마치 원자처럼 대부분 비어있고 분수 전하를 갖는 작은 입자(물리학자 겔만이 쿼크로 이름 붙인 입자) 3 개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실험까지도 이르렀다. 현대의 최고 입자가속기인 LHC(대형 강입자 충돌기 Large Hadron Collider)는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내는 장치로써 스위스와 프랑스에 걸쳐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LHC는 약 7 Tev(T는 tera를 의미하며 1012=1조를 의미하고, eV는 전자볼트로 미시세계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단위이다. 보통 화학반응에서 일어나는 에너지는 eV 정도 수준이다)의 에너지를 낼 수 있으며, 인간이 다가설 수 있는 가장 작은 영역을 탐사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위스에 걸쳐서 있는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

작은 영역을 관찰하는 현미경이나 가속기, 물체나 생물의 내부를 관찰할 수 있는 다양한 영상장치들의 성능이 높아지고 새로운 장치가 나오면서 인간이 감각할 수 있는 영역은 더 작은 곳으로 더 깊은 곳으로 더 생생하게 확장되었다. 한편 큰 영역을 관찰하는 주된 장비인 망원경 역시 발전을 거듭하여 우주에 떠서 우주를 관측하고 있는 허블 망원경은 130억 광년이라는 상상하기 힘든 거리 너머까지 인간의 시야를 넓혀주고 있고, 기존에 보던 천체들에 비하여 훨씬 높은 해상도를 전달해주고 있다. 가시광선 영역 이외에 적외선과 자외선 영역을 관측하면서 가려진 시야 너머의 모습을 촬영하여 천체와 우주의 신비를 밝혀주는 광학 망원경도 있고 아주 긴 파장으로 우주의 신호를 잡아내는 전파망원경 그리고 강력한 빛을 잡아내는 감마선 망원경도 있다. 또한 전파에서 감마선에 이르는 빛을 관측하는 망원경이 천문학의 거의 유일한 도구였지만, 2015 년에는 LIGO(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 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가 블랙홀이 병합하면서 생긴 중력파를 관측하면서 천문학에서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현대의 과학기술이 탐지하고 분석하는 영역은 우주의 가장 작은 영역과 태초의 우주에 점차 다가서고 있고, 다가서는 만큼의 결실은 문명으로 전환되어 질적인 변화를 줄 것이다.

중력파 를직접 검출한 LIGO
Previous article지구적인 생태계 보호 시스템
Next article수학과 과학에서의 lo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