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적인 생태계 보호 시스템

지구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태양으로부터 받고 또 비슷한 정도의 에너지를 우주로 방출하면서 오랫동안 평형 상태를 이루어 왔다. 긴 시간의 관점에서 본다면 지구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짧은 시간의 관점에서 본다면 지구는 대개 서서히 변해왔다. 평형에 근접한 상태가 지속되어야 생명체들이 살아갈 수 있음은 물론이다. 지구가 지구적으로 급격하게 변한다면, 혼란스러움을 견뎌낼 생명체는 없을 것이고, 아예 생명체가 태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다. 생명체를 구성할 수 있는 유기물이 생기고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점차 더 복잡한 분자들이 특별한 상황에서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다. 생명체가 탄생하고 나서 다섯 차례의 대멸종을 겪었지만, 지금의 지구는 어느 곳에서나 생명체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생명체들이 조상에서부터 후손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단지, 개개의 생물종이 자연의 환경에 잘 선택적으로 진화한 것 이상의 지구적 생태계 보호 시스템 덕분이기도 하다.

Global oceanic and terrestrial phototroph abundance, from September 1997 to August 2000. As an estimate of autotroph biomass, it is only a rough indicator of primary production potential and not an actual estimate of it.

우리가 볼 때 태양은 꽤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느껴지지만, 태양은 그 먼거리를 뛰어넘을 정도로 강력하게 태양계를 지배하는 절대군주다. 태양계의 크기는 지구의 인간이 일상의 감각으로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지만, 태양을 제외한 태양계의 모든 천체들(지구, 목성과 같은 행성들, 행성 주위를 도는 수많은 위성들과 명왕성과 같이 행성에 미치지 않지만 큰 왜소행성들과 화성에서 목성으로 가는 길의 소행성대, 많은 혜성 그리고 망원경으로 다 볼 수도 없는 수많은 물질들)의 질량을 다 합한 것보다 태양의 질량은 약 1천 배나 크다. 이렇게 절대적인 질량과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빛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별인 태양은 태양계에 막강한 위력을 행사한다. 단지 중력으로 1광년 정도나 되는 범위의 태양계 천체들을 묶어둘 뿐만 아니라, 강력한 빛 그리고 20세기 들어서며 알려졌지만 고속의 입자들로 구성된 우주선(cosmic ray)을 뿜어내고 있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높은 에너지의 우주선 대부분은 태양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물질은 수소 원자핵(양성자)이며 양전하를 띠고 있다. 이 양성자들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지구에 도달한다면, 지구에는 아무런 생물이 살아갈 수도 없고 그 이전에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에 이르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태양 및 다른 천체들로부터 오는 고속의 고에너지 우주선으로부터 생명체와 지구의 표면을 지켜주는 첫 번째 지구적 방어 시스템이 지구 자기장이다.

 

 

Sources of ionizing radiation in interplanetary space.

 

우주 정거장에서 관측한 오로라

지구로 오는 우주선들은 대부분 전하를 띠고 있기 때문에 외핵이 만들어내는 자기장에 의하여 휘어지며 지구 밖으로 튕겨 나간다. 일부는 자기장이 수렴하는 극지방에서 지구로 유입되며 공기 분자와 충돌하며 화려한 오로라를 방출하지만, 지구 대기의 가장 바깥 영역인 열권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일부가 지구로 흘러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지구 표면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영역에서 희박한 공기 분자가 상쇄시키는 것이다. 고속의 우주선 입자들 외에 태양으로부터 발산되는 빛은 지구를 덥히고 생명 활동을 가능하게 하지만, 가시광선 영역의 빛은 대기를 뚫고 대부분 지표면에 도달한다. 가시광선보다 짧은 파장을 가진 빛은 에너지가 높기 때문에 분자에 변형을 일으킬 수 있고, 생체 분자에게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생명체에게는 아주 위험하다. 가시광선에서 가장 파장이 짧아서 에너지가 큰 보랏빛보다 에너지가 큰 자외선(紫外線 UV)는 성층권의 오존층에서 흡수되면서 생명체를 보호하고, 자외선보다 큰 에너지를 갖는 빛들도 대기권에서 산란되며 대부분 지표에 도달하지 못함으로써 생명체는 빛의 위험으로부터 지켜진다.

Ozone–oxygen cycle in the ozone layer: 1. Oxygen photolyzed to atomic oxygen 2. Oxygen and ozone continuously interconverted. Solar UV breaks down oxygen; molecular and atomic oxygen combine to form Ozone. 3. Ozone is lost by reaction with atomic oxygen (plus other trace atoms).

또한 밤하늘에 가끔 관측되고 일부가 지표에 도달하는 외계의 물체들 역시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대부분 지구와 생명체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미미해진다. 대기권에 진입하여 공기와의 마찰에 의하여 불타오르는 유성은 대부분 지표에 도달하기 전에 사라지지만, 사라지지 않고 남을 정도로 큰 천체는 지표면에 도달하면서 운석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렇게 지구에 떨어진 운석은 태양계 형성 초기와 별로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자들에게 태양계 형성의 단서를 추적할 수 있게 해준다. 지구에 대기와 자기장이 있기 때문에, 외계의 강력한 입자와 빛 그리고 물체들로부터 지구의 생태계는 외계의 영향으로부터 안전망을 갖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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