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의 글이지만, 올려 둡니다.
교육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과학교육의 목표에 대해 동의하는 바가 적지 않으나, 실제로 교과서와 공교육에서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의 현실의 괴리에 대해서 교육부, 교사, 교수 등 교육자들의 반성이 크게 요구될 것이다. 특히 수능에서 얼마나 교육목표를 배반하는 문제들이 지속되어 출제 되어왔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은 높지 않은 것 같다. 일부의 문제에 대한 제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반적으로 심각하게 수능문제들이 교육목표와 학생들을 유린하고 공교육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제도를 바꾸지 못하더라도 과학교육을 정상화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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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합리적 사유를 자극하고 함께 하는 것이 소홀하면서 대단한 결과들을 단순하고 수동적 입장에서 이해하도록 강요하고 소화시키지 못한 채로 활용하도록 문제를 내고 평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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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자체가 교육목표를 반영하지 못하고 배반하기 때문에, 공교육에 끼치는 폐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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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는 지식을 이해하기 위한 1차적 설명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보다 근원적인 의문을 갖는 학생에게 유리한 문제를 출제하도록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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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수능 물리1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변별력을 위해 출제하는 문제가 과학이 아닌 공학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돌림힘과 평형, 베르누이 정리의 적용, 힘과 운동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큰 의미 없는 기술적 상황에 대한 문제, 송전과 관계된 문제 등 이러한 문제들은 과학의 영역보다는 관련한 전공자들에게 필요한 전문적 연습의 문제이지, 물리에서 강조해야 할 수많은 가치와 지식, 사고와 계산, 추론과 구조화에 대한 변별력을 가르는 문제를 출제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출제진의 탓이 크다고 볼 수 있고, 다음으로 물리학자들의 무관심, 일선 교사들의 순응의 탓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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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1이라고 해서, 물리 2보다 더 쉬울 것 같지는 않다. 전반적으로 물리를 어렵게 느끼게 하고 어렵게 만드는 원인은 전적으로 교육계의 잘못된 관행과 출제자 및 교사, 그리고 물리학자의 탓이다.
수학을 제대로 감각하고 발달시킬 수 없도록 기교적인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 내에 그것을 풀어야 하는 학생으로써는 엄청난 노력과 자유로운 사고 대신에 정답을 빨리 찾을 수 있는 훈련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리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잘 체감하지 못하고, 출제자인 자신에게 이익이 되도록 기교적 문제를 즐겨 출제한다.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유형에 맞추어 훈련해야만 문제를 시간 내에 풀 수 있는데, 그렇게 요구된 문제들은 실상 물리학과에 가서도 별로 만날 일이 없는 문제들이며 살면서, 그 정도 훈련을 활용할 기회도 거의 없다. 오히려 물리적 직관과 합리적 추론을 자극하고 훈련할 수 있는 문제들로 채워져야 할 것이며, 이것은 전적으로 출제자와 평가원이 직접적으로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문제를 인식하기 힘들고 인식하더라도 정당성을 쟁취하기 힘들다. 이 지점에서 전문가인 학자들의 개입이 필요한 것이다. 전문가 집단에서 인정 받을 정도의 전문가(교수 혹은 강사, 작가 등)가, 물리란 혹은 수학이란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야!라고 호되게 야단치면 누가 반박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자체를 반박할 수는 없고, 현실적인 무슨 문제 등을 거론하며 변명할 뿐이다. 그 지점에서, 참다운 교육을 위한 출제와 현장교육을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해결의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 다소 교과과정 밖에 있더라도, 관련된 생각 혹은 검색, 독서를 통하여 쉽게 만날 수 있는 정도라면 출제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일단 교과서와 교과과정의 내용과 목표 자체가 만족스러운 것이 아닐 뿐더러, 더 나은 사고와 지식을 갖출 수 있는 책이나 강연 등의 자료는 적지 않게 있다. 이러한 활동과 사고를 한 학생들에게 유리하도록 출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함을 넘어서 꽤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국어의 경우도 지문과 질의는 교과서에서 자유롭지 않던가? 과학과 수학에서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그러한 이슈를 피하기 싫은 출제자, 현장에서 그러한 교육활동을 수행하기 부담스러워하는 교육자의 탓이 있다.
현실적인 어려움이나 종래의 관습적 사고를 벗어나서, 공교육이 올바른 방향이 되어 학생들을 보다 건강하게 발달할 수 있도록 수능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제도와 교과과정을 바꾸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시각이 다양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수능 문제가 제대로 방향을 잡는 것은, 현재의 제도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며 꼭 필요하다. 교육에서, 과학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학생들이 어느 역량을 얼마나 자극해야 하는지를 수능이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대학에서 잘 수학할 수 있도록 능력을 측정하는 대학수학능력평가, 수능의 기본 모습이다. 현실적 어려움이나 관습적 태도로 잘못을 지속하기에는 너무나 중대한 일이다. 그 동안 교육자, 출제자, 과학자들이 많은 노력을 했겠지만, 필자가 보기엔 과학교육이 이렇게 무너진 것에 대한 그들의 책임이 크다. 필자를 포함해서 과학자들이 수능의 문제가 방향과 깊이를 잘 헤집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교육부는 교과과정의 개편 외에 수능이 제 위상을 갖고 작동하도록 애써야 할 것 같다. 이전부터 여러 차례 교과과정의 개편이 있었지만 문제는 계속 겉돌고 있었을 뿐이다. 핵심은 교과과정의 문제가 아니라, 평가의 문제가 훨씬 크다,
그리고 이에 대한 어른들, 특히 전문가 집단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아이가 치러야 하는 수능 성적에 민감할 것이지만, 실제로 아이들이 어떠한 문제를 다투어야 하는지를 얼마나 살펴봤는지 모르겠다. 자기 아이의 문제만이 아니라, 나라를 이끌어갈 모든 아이들 그리고 공교육의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정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얼마나 집단적으로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였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나서서 수능의 문제를 문제 삼아야만 수능이 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 자신도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잘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견으로 수능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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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목표를 잘 반영하는 출제가 되도록 수능이 많이 바뀔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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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중요한지를 제대로 짚어낼 수 있는 과학자들이 문제들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인력 풀을 구성하고 운영해야 한다. 과학자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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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자와 검토자가 얼마나 교육목표에 부합하는 문제가 되도록 하는지에 대한 지표를 만들고 평가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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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전에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모의고사부터 출제경향이 바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