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빛과 보이지 않으며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빛들, 기본물질들을 쌍생성하는 빛들, 물질의 미시적 상태와 구조를 알려주는 빛들, 우주에 배경처럼 퍼져 있는 빛들, 지구상 생명체 진화의 빅뱅을 가능하게 한 산소를 내뿜는 엽록소에 안착한 빛들, 빛은 우리에게 친숙한 정도를 넘어서 지구와 생명체의 진화만이 아니라 우주와 물질의 진화와 떨어질 수 없는 존재이다.
빛을 수학적으로 온전히 표시하는 첫 수식은 맥스웰 방정식이다. 맥스웰 방정식은 인간이 처음 알아챈 전기력과 자기력을 통합하는 전자기 현상을 완벽히 표현한다. 사람들이 중력에 대해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그저 자연의 원리가 아래로 향하는 것이라고 몇 천년 이상을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대전된 물체끼리의 밀거나 당기는 전기력, 자철석이 쇠붙이를 끌어당기는 자기력에 대해서는 우리 조상들도 중력과 다르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저 그래야만 하는 자연의 보편적 원리가 아니라 물체에 내재한 힘으로 생각하곤 했다. 전기력과 자기력은 중력과 달리, 끌어당기는 것과 밀어내는 것 두 가지가 가능한 것을 경험적으로 알았다. 힘의 표출이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힘에 관계되는 물질이 최소한 두 가지라는 것을 발한다. 알다시피 만유인력은 양수로만 표시할 수 있는 물질의 양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인력이라는 하나의 작용방식만 가능한 것과 비교된다.
전기력과 자기력은 인간이 가장 먼저 인식한 물체 간에 작용하는 힘으로써 별개의 것이었지만, 맥스웰 방정식의 아름다운 형태로 통합되었기에 현대에서는 전자기력이라고 부른다. 19세기가 끝날 무렵에 맥스웰은 자기의 방정식에 나타난 전자기파의 속력을 계산하고는, 보이지 않는 전자기파와 빛이 사실은 똑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빛은 처음으로 물질의 양자적 속성을, 20세기가 시작되는 무렵에는 파동에 국한시키지 말아달라는 요구를 강하게 했다. 뉴턴은 1704년 출간한 광학(Optics)에서 빛을 입자로 생각하고 반사와 굴절을 설명할 수 있었으나, 100년 뒤 토마스 영은 입자로 설명할 수 없는 간섭현상에 주목했고 이중슬릿 실험(1801년)으로 빛의 정체성 논쟁을 일단락했다. 그 후 다시 100년이 흘러 아인쉬타인이 파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광전효과(1905년)로 빛의 입자성을 부활시켰지만, 고전물리적으로는 빛을 파동으로 취급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일반적인 파동의 역학에 대해서는 이미 이야기했기 때문에, 빛의 반사와 굴절, 간섭, 회절에 대해서는 간략히 언급하고 빛이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산란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