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 역학은 운동법칙이라는 보편적 자연원리에, 만유인력, 복원력과 같이 계에 영향을 주는 특정한 힘을 넣어 운동방정식을 결정하고, 미적분 등 수학을 사용하여 해(속도, 위치)를 구한다.
물체의 운동을 결정하는 단순한 식이 함의하는 물리적 의미를 앞에서 살펴보았고, 역학의 성배인 운동법칙을 우리 나름의 방법으로 이끌어내기도 하였다. 세상을 지배하는 운동법칙은 아주 단순하다. 운동법칙을 다른 관점에서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그 관점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현대물리학에서도 왜 그런지 명쾌하게 답할 수 없는 단순한 원리를 요구하면, 운동법칙을 전제해야 하는 공리가 아니라 정리와 같은 결과물로 유도해낼 수 있다. 이 단순한 원리는 만물의 근원을 기술하는 이론에서 고전역학보다 더 큰 역할을 한다.
역학의 근본원리는 어디에서 멈출 수 있을까? 인간이 어디까지 다다를 수 있을까? 자연은 발달되는 과학을 통해 인간에게 묻고, 인간은 질문에 답하려고 하면서 과학을 발달시켰다. 인간과 자연을 매개하는 과학은 인간 발달의 촉매다.
해석역학에 대해
1687년 뉴턴의 역학체계가 나온 이래로 여러 과학자와 수학자들은, 뉴턴역학을 확장하거나 수학적으로 형식화하려고 했다. 먼저 수학의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낸 오일러는, 물체를 점이 운동하는 것으로 설명했던 뉴턴 역학의 범위를 강체의 운동까지로 확장시켰다. 해석역학(Analytical Mechanics)은 1788년 라그랑주가 뉴턴역학을 새롭게 수학적으로 구성하면서 시작되었는데, 1833년 해밀턴이 수학적으로 재구성한 해밀턴 역학과 더불어 해석역학을 대표한다. 라그랑주 역학과 해밀턴 역학은 르장드르 변환에 의해 수학적으로 같다는 것을 보일 수 있는데, 고전역학을 수학적으로 형식화한 이 두 가지 접근방법은 자연의 궁극적 역학을 기술하는 현대물리에서도 차용되고 있다. 앞으로 이 두 가지 형식화는 현대물리를 이론적으로 전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뉴턴역학이 운동을 기술할 때, 속도와 가속도, 운동량, 힘 등의 벡터(크기와 방향) 양을 다루는 것에 반하여, 해석역학은 계(계)의 운동에너지, 위치에너지와 같은 스칼라(크기) 양으로 운동을 기술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한 경우가 많다. 같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인식의 창이 넓어지는 것을 경험할 때가 있다. 해석역학의 형식화를 통하여 ‘최소작용의 원리’, ‘대칭성과 보존되는 물리량’을 나타내는 뇌터의 정리를 찾을 수 있으며, 자연의 궁극원리를 기술하고자 하는 입자물리학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해석역학을 들여다 보기 전에 어쩔 수 없이 이 장에서 수학이 많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 걱정을 담아 부탁하고 싶다. 해석역학 자체가 뉴턴역학을 수학적으로 형식화하는 것이므로, 수학의 식이 나타나지 않을 수 없지만, 본문의 내용은 정의에 충실하고 미분 정도를 잊지 않았다면 따라가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설령 수식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그렇게 이미 잘 정리가 된 것이니 구태여 부담을 갖지 않고 구경을 하면 되는데 가급적 자세히 구경하면 더 좋을 것이다. 사실 해석역학의 영역은 물리학과에서도 정규교재에는 잘 나오지 않고 대학원 정도나 가서 진지하게 만날 수 있다. 독자의 부담을 좀 덜어준 것인지, 더 부담 준 것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이제 해석역학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고, 먼저 라그랑주에 의한 라그랑주 역학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