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물체의 운동상태를 온전히 아는 것은, 임의의 시간에서 물체의 속도와 위치를 아는 것이라고 했다. 뉴턴의 운동법칙도, 어느 힘이 주어졌을 때 그 물체가 어떻게 움직이느냐 하는 것은 결국 운동방정식을 풀어서 시간의 함수로 표현되는 속도와 위치를 구하는 것이다. 여러 물체도 하나의 물체가 모인 것일 뿐이다. 즉, 여러 물체가 있는 계의 운동을 기술하는 것, 운동상태를 나타내는 것은 결국 각 물체들의 속도와 위치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루고자 하는 혹은 알고자 하는 계는, 그 계를 이루는 물체들의 속도와 위치의 함수로 나타낼 수 있다. 어떠한 함수가 의미 있을까? 해석역학은 수학적 형식화이니만큼 새로운 개념들을 수학적으로 정의하고 수식을 전개해 갈 것이다.
1788년의 라그랑주를 따라서 계의 역학적 정보를 갖고 있는 위치와 속도의 함수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라그랑지언(Lagrangian)이라 부르자. 계의 운동상태는 속도와 위치로 결정되는데, 라그랑지언은 속도와 위치를 변수로 하는 일반적인 함수이다. 이렇게 운동상태와의 관계를 기대하는 함수를 정의하고 현대물리학에서도 성립하는 어떤 원리를 요구하면, 놀랍게도 뉴턴 역학의 운동방정식보다 일반화된 운동방정식을 얻을 수 있다.
(정의 1)
이 식에서 q는 위치를, q ̇은 시간에 대한 미분(즉, 속도)을, t 는 시간을 나타낸다고 하자. 물론 위치와 속도 역시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한 함수이다.
함수를 하나 더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액션(action)이라고 부르자.
(정의 2)
액션 S 는 시간 t1과 t2 사이의 라그랑지언을 적분한 함수다.
아직은, 위의 L과 S가 계의 역학적 상태를 기술하는 것과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단지 물체의 운동은 속도와 위치로 결정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장 일반적으로 위치와 속도(위치의 시간미분)를 변수로 하는 함수 L과 S를 정의했을 뿐이다. 지금은 이렇게 수학적으로 정의한 함수
를 물리적으로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하여, 뭔가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으면 된다.
위에서 정의한 액션 S가 최소값을 갖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원리 1)
여기서 δ는 작은 변화를 나타낸다. δ는 영어 알파벳 d에 해당되는 희랍어 알파벳이고, 수학과 물리학에서 보통 ‘무한히’ 작은 차이(difference)를 나타내는 기호로 사용된다. ‘유한한’ 차이를 나타낼 경우에는 관습적으로 δ의 대문자인 ∆를 사용한다.
(원리 1)은 액션의 최소값만이 아니라 극값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최소작용의 원리(the principle of least action)”이라고 부른다.
(원리 1)은 변분법(calculus of variation)이라는 수학적 과정을 거치면[1],
(식 ①)
위와 같은 식을 얻을 수 있다. (식 ①)은 (원리 1)에서 얻어지며, ‘라그랑주 방정식’이라고 부른다. 즉, 최소작용의 원리는 라그랑주 방정식을 만들어낸다.
위 식에서 ∂는 편미분을 나타내며 ‘라운드’라고 읽는다. 여러 변수를 갖는 함수에서 그 변수에 대한 직접적(다른 변수는 고정하고, 해당되는 변수만의) 변화만 보는 것이다. 반면에 d는 상미분(일반적인 미분)을 나타내며, 그 변수의 변화에 대한 직간접적인 변화 모두를 포함하는 변화를 본다.
이제 (식 ①)이 계의 역학적 운동과 관계되는 무엇이 되기를 바라며, 라그랑지언 L을 구체화하려고 한다. 위치와 속도가 포함된 물리량들을 떠 올려보자. 운동에너지는 물체가 운동하기에 갖게 되는 에너지로써, 질량 m과 속력 v인 물체의 운동에너지는 고전역학에서 1/2 mv2 이며 K로 표시하자. 또한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에너지인 위치에너지를 U로 표시하자. 라그랑지언 L을 운동에너지에서 위치에너지를 뺀 값 즉,
L = K – U (정의 3) 로 정의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N개의 입자들로 구성된 계의 운동에너지 이고 U는 계의 위치에너지를 나타낸다. N = 1인 가장 단순한 경우를 생각한 후에 여러 입자들로 이루어진 계로 일반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므로, 하나의 물체에 대하여 (식 ①)이 (정의 3)에 의하여 어떻게 표현되는지 살펴보자. qi를 q로 q’i를 v로 나타내고 L = 1/2 mv2 – U 를 넣어 (식 ①)을 계산하면,
(식 ②)
위의 (식 ②)에서 가속도의 정의에 의하여 dv/dt =a 이고, -dU/dq를 F로[3] 표기하면, (식 ②)는 F= m a 뉴턴의 운동 제2법칙이 된다.
즉, 물리와 상관 없이 수학적인 정의와 전개를 하다가, L을 K – U 라는 물리량으로 해석하면, 추상적인 (원리 1) 혹은 (식 ①)은 뉴턴의 운동법칙을 유도해낸다. 이것은 라그랑지언 L에 무엇을 대응시키느냐에 따라서 다른 물리학 혹은 다른 운동방정식이 나올 수 있다는 개연성을 말한다. 실제로 어떠한 물리 계를 다루느냐 하는 것은, L을 무엇으로 결정하느냐와 같다. 이러한 관계는 고전역학 만이 아니라 현대물리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라그랑지언 역학의 구성과정을 간략히 정리해보자.
위에서 [4] ∇는 미분 연산자로써 앞에서 본 적이 있다.
위의 ① ~ ④는 단순히 수학적인 전개이며, ⑤의 과정에서 물리량이 들어오고 계의 물리적 특성을 규정하였다. ⑤의 과정을 다르게 하면, 다른 운동방정식을 얻을 수 있다.[5]
뉴턴 역학은 작용하는 힘에 따라서 물체가 어떻게 가속되는가를 보는 것이지만, 라그랑주 역학은 액션이 최소가 되는 경로를 찾는 것이다. 운동을 보는 관점이 다르다. 뉴턴 역학의 관점이 아니라 라그랑주 역학의 관점에서 역학적 계를 살펴보자.
[1] http://bitly.kr/NYZ0 보통 함수와 미분함수를 변수로 하는 일반적인 함수의 극값을 다룬다.
[3] 위치에너지가 작아지는 쪽으로 힘의 방향을 정하려고, F= -dU/dq 에 – 부호를 넣었다. 보통 d/dq= ∇로 표기한다.
[4] ∇는 3차원 공간좌표로 미분하는 연산자이며, gradient라고 읽는다. d/dx의 3차원 확장이다. http://bitly.kr/eKgd 참고.
[5] http://bitly.kr/hig0 에서 전자기력에 대한, http://bitly.kr/DJn6 에서 현대물리학의 라그랑지언들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