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는 물체가 언제 어디에 있을지를 정확하게 알고 싶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여기서 물체라고 말하는 경우에 질점을 의미한다.
무엇을 알아야, 물체의 운동을 결정하고 예측할 수 있을까?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어디로 던지느냐에 따라서 떨어지는 위치가 다르고, 같은 방향으로 던진다고 하더라도 얼마의 빠르기로 던지느냐에 따라서도 운동이 달라진다. 빠르기를 속력(speed)이라 부르고, 속력과 방향을 합하여 속도(velocity)라고 부르자. 내가 던지는 속도에 따라서 물체의 운동이 달라지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마치 수조에 물을 채울 때, 수도꼭지를 많이 여는 것이 적게 열어서 천천히 물을 채우는 것보다 빨리 물을 채울 수 있는 것과 같다. 수도꼭지를 열기 전에 수조에 물이 얼마나 있었는지에 따라서도 채워진 물의 양이 달라지듯이, 내가 같은 속도(속력과 방향)로 던진다고 하더라도 던질 때의 위치에 따라서 떨어지는 위치가 달라진다. 위치 역시 방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지점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는 위치는 많다[1]. 위치를 정하기 위해서는 어느 지점으로부터 거리 외에, 어느 방향에 있는 지도 말해주어야 위치를 결정할 수 있다. 거리와 방향을 합쳐서 위치(displacement)라고 부르자.
운동하는 물체의 향후 위치는, 현재의 속도와 위치에 의해 결정된다. 같은 위치에서 같은 방향으로 같은 빠르기로 던진 물체는 바람이 변하는 등의 환경변화가 없다면, 몇 번을 던지더라도 같은 운동(같은 위치와 속도)을 보이며 떨어질 것이다. 물체의 운동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속도와 위치만 정하면 될 것 같다. 이렇게 운동을 결정할 수 있는 속도와 위치를 합하여 운동상태(state of motion)라고 부르자. 즉, 우리가 처음에 했던 질문, “물체가 언제 어디에 있을지?”는 현재의 운동상태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러나 자연에서의 ‘운동이 결정된다’라는 것이지, 언제 정확히 어디에 있으며 그때 속도가 얼마인지 안다는 것은 아니다. 어느 물체의 운동에 대해서, 언제 어디에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하는 이론을 역학(mechanics)이라고 한다. 제대로 된 역학 이론은 물체의 운동을 정확하게 기술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운동들을 제대로 기술할 수 있는 역학은 그만큼 더 자연의 원리를 담고 있을 것이다. 고전 역학은 우주의 어느 곳에 있는 임의의 물체와 임의의 운동에 대해서도 운동을 구체적으로 계산할 수 있게 한다. 우리는 상식적 경험과 상식적 추론만으로 이 비범한 역학 법칙을 찾으려고 한다. 역학 법칙을 찾으러 나서기 전에, 우리가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다시 되뇌어 보자.
“속도와 위치가 같으면, 같은 운동을 한다.
운동을 결정하는 속도와 위치를 운동상태로 부른다.”
[1] 내가 있는 지점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위치들은 구면 혹은 원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