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수학

과학은 자연과 인간 사이에 있다. 수학은 인간과 이데아 사이에 있다.

자연-과학-인간-수학-이데아

인간은 과학의 창을 통하여 자연을 보고 깨우치며 발달해왔다. 인간은 수학이라는 배를 타고 이데아를 향해 항해해왔다. 과학은 수학의 도움을 받아서 자연에서 이데아의 그림자를 발견해 왔으며, 수학은 과학의 도움을 받아 자연에서 흘러나오는 이데아의 음성을 듣고서 좌표를 수정할 수 있었다. 과학과 수학은 서로를 자극하고 격려하며 인간이 자연과 이데아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잠시 상념에 빠졌다.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과학은 자연을 합리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며, 실체적 진리에 다가서려고 한다. 수학은 논리를 엄밀하게 전개하며, 보다 완벽한 진리에 다가서려고 한다. 과학은 자연과 부합해야 하고, 수학은 자연으로부터 자유롭다. 과학과 수학은 상대적인 위치에 있지 않고 각자의 방법으로 인간 현실적 공간과 추상적 공간을 넓힐 수 있도록 한다.

 

조금 더 현실적인 예를 살펴보자. E=mc2 혹은 F=ma와 같이 유명한 식도, 각 문자에 물리량을 대응시키기 전에는 그저 단순한 수학식일 뿐이다. 각기 에너지, 질량, 빛 속도, 힘, 가속도라는 물리량이 대응되면서, 자연을 이해하는 위대한 법칙, 원리가 된다.

김춘수 詩 ‘꽃’ 중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구절이 생각난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詩. 무엇에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그 무엇이 새롭게 탄생하는 것과 같다. 추상적 문자에 물리량을 입히면, 그 식은 실체를 드러내는 힘을 갖는다.

 

수학은 실체를 넘어서 자유롭지만, 과학은 실체의 진리를 쫓는다. 수학은 엄밀성과 논리성으로 설계도를 그리고, 과학은 객관적 관찰과 체계적 모형으로 살 집을 짓는다. 또한 수학적으로 멋진 설계도를 갖고 있으나, 자연이 선택하지 않아서 실체가 아닌 과학 이론들도 있고 검증할 수 없는 이론도 있다. 과학은 수학과 더불어 자연과 떨어질 수 없다.

수학적 논증은 과학을 하는데 중요하다. 다음의 예에서 논증에 대한 짧게 경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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