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e 운동 제3법칙, 작용과 반작용

제3법칙 “모든 작용에는 언제나 반대방향으로 크기가 같은 반작용이 있다. 다시 말해서 두 물체가 주고받는 작용은 언제나 크기가 같고 언제나 반대방향이다.”

 

하나의 물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물체와 지면 혹은 물체와 물체, 사람과 사람 등 어떠한 두 개의 물리적 실체로 이루어진 계를 생각하자. 이 계는 외부환경과 물질, 에너지 교환도 없이 완벽히 고립된 ‘고립계’라고 가정한다. 마찰도 무시하기 위하여, 나와 친구가 얼음판 위에서 각자 자기 썰매 위에서 손을 잡고 멈추어 있다. 날씨가 추워진다. 빙판 한 가운데 오래 있자니, 점차 추워지고 해도 많이 기울었다. 썰매를 지치게 할 꼬챙이는 애초부터 갖고 있지 않았다. 계속 빙판에 있을 수밖에 없을까? 우리는 이미 경험적으로 답을 알고 있다. 서로를 밀면 된다. 그러면, 내가 빙판 한 가운데서 벗어나 가장자리로 밀려나갈 수 있고, 동시에 친구는 내 반대편 가장자리를 향해 움직일 것이다. 이 운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외부로부터 힘이 작용하지 않아서 전체 계의 운동량 변화는 없어야 한다(운동 제2법칙). 이렇게 외부에서 주어지는 힘이 없어도 계 내부의 운동상태가 변할 수 있다. 이것을 어떻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까? 전체 계의 운동량 변화가 0이기 때문에, 나와 친구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꼭 같은 크기의 운동량을 가져야 하므로,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내가 친구보다 무겁다면, 친구의 운동량이 나의 운동량(질량과 속도의 곱)과 같은 크기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더 빨리 움직이게 된다는 정도만 이야기해줄 뿐이다. 나나, 친구 한 물체(사람)의 입장에서 보자. 나는 정지한 상태로 가만히 있는데, 손을 잡고 있던 친구가 손을 가슴높이까지 맞잡아 올리다가 어느 순간 밀었다. 나는 친구의 손에서 내 손으로 전달된 힘을 받는다. 나는 아무런 힘을 받고 있지 않았지만, 외부가 아니라 우리 둘만의 내부적인 계에서 어느 순간 발생한 힘을 받는다. 그 힘은 순간적으로 작용하여 나를 밀었고, 이후에는 그 힘이 작용하지 않아서 빙판 가장자리의 흙에 충돌할 때까지 일정한 속도로 움직인다. 멀어지는 친구는 얼마나 힘을 받았을까? 애초에 썰매놀이에 관심이 없어서, 빙판에 들어오지 않았던 친구가 볼 때는 어떨까? 자기가 줄을 걸어서 당긴 것도 아닌데, 둘로 이루어진 계가 정지상태로 빙판 한 가운데 있다가, 둘은 서로 싸운 것처럼 반대편 가장자리로 움직이고 있다. 외부에서 어떠한 작용이 없었는데, 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것을 설명하는 것이, 제3법칙(작용-반작용의 법칙)이다.

외부로부터 힘이 주어지지 않아도 두 물체는 서로 힘을 주고 받을 수 있는데, 두 물체는 같은 크기의 힘을 서로 반대방향으로 받아야 알짜 힘이 0이 된다. 어느 한 물체가 다른 물체에 힘을 가하면 같은 크기의 반작용이 있기 때문에, 두 물체 사이에 교환하는 힘을 상호작용(interaction)이라고 부른다. 일상생활에서는 이렇게 작용-반작용이라는 용어를 쓰지만, 만물의 근원인 기본입자와 같이 미시세계에서의 역학을 다룰 때는 상호작용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한다.

걷는 것은, 지면을 미는 힘에 대한 반작용으로 가능하다. 외부에서 힘이 주어지지 않는 계의 알짜 힘은 0이지만, 계를 구성하고 있는 물체는 서로 간에 같은 크기의 힘을 반대방향으로 받아서 각자가 가속운동을 할 수 있다.

뉴턴의 운동 제1법칙과 제3법칙은 각각 외부의 힘이 주어지지 않을 때, 물체 혹은 계의 질량중심이 등속도 운동을 한다는 것과 계의 내부에서 물체들의 상대적인 운동을 일으키는 내부의 힘에 대해 말한다. 계의 내부에서 물체들 간에 작용하는 힘은 서로 상쇄되어야 하므로, 두 힘(작용과 반작용)은 같은 크기이고 반대방향이어야 한다.

뉴턴의 운동 제3법칙이라는 뉴턴역학의 세 번째 공리는, 운동 제2법칙에서 유도되는 “운동량 보존법칙”에서 파생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가 현실적 실체로 여겨지는 힘은, 고전역학에서도 ‘질량에 가속도를 곱한 것’ 혹은 ‘운동량의 시간변화’로 정의된 물리량이며 근본적 물리량이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운동량이나 가속도보다 더 실체적이고 늘 경험하는 근본적 물리량처럼 느껴진다. 마치 매일매일 기온에 민감하고 따듯한 음식을 좋아하는 우리에게 온도가 기본적 물리량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실체로 여기는 것들은, 우리의 감각기관을 직접 자극하고 자주 접하는 것들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러한 경험적 세계관과 과학을 통한 세계관의 간극은 조심스럽게 수렴되어야 할 것이다. 뒤에 IV장 2절 “과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언급하겠지만, 실체에 더 다가서기 위하여 인간이 지닐 수 있는 최상의 방법론이면서도 과학의 한계 역시 늘 존재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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