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a 운동의 이해

이제 뉴턴의 운동법칙을 이용하여 실제 자연의 운동을 풀어볼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 물체가 힘을 받을 때, 어떻게 운동하는지에 대하여 살펴볼 것이다.

운동 제2법칙   \pmb{F} \equiv \cfrac{d \pmb{p}}{dt}은 계의 질량이 일정한 경우에, \pmb{F} = m \pmb{a} 가 된다 [1].

우리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임의의 시간에 대하여 물체의 위치와 속도를 구하는 것으로 운동방정식을 풀었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왜냐하면, 물체의 운동상태는 위치와 속도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운동방정식을 풀기 위해서는, 힘이 구체적으로 주어져야 한다. 물체에 어떤 힘이 주어졌는지 알 지 못하는데 물체의 운동이 어떻게 변해갈 지 결정할 수 있단 말인가? 당연히 물체의 운동은 어떤 힘이 작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것은 경험이나 추론 혹은 힘에 대한 정의와도 부합한다. 따라서, 뉴턴의 운동방정식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힘을 명확히 해야 한다. 힘을 명확히 하는 것은, 계에 따라서 복잡할 수 있고 운동방정식을 푸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여행에서 자연의 원리에 대한 인식과 그러한 인식이 안내하는 삶과 세상의 풍경을 보고 싶은 것이다. 다양한 경우의 다양한 계의 역학적 풀이는 다양한 곳에서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으니, 다양한 여러분들의 다양한 선택들은 또 다른 다양한 여행이 될 것이다.

 

뉴턴의 운동방정식(운동 제2법칙)은 미분방정식[2] 형태로 되어 있다. 어떤 경우에는 그 미분방정식을 직관적으로 풀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힘(혹은 가속도)을 적분하여 운동량(혹은 속도)를 얻고 속도를 적분하여 위치를 얻게 된다. 주어진 가속도를 적분하여 속도를 얻을 때, 적분상수[3]가 하나 나오고 다시 속도를 적분하여 위치를 구할 때 적분상수가 나온다. 적분상수는 왜 나오는 것이며, 어떻게 결정되는가? 뉴턴의 운동방정식은 미분방정식이며, 미분은 변화를 표현하는 것이다. 두 변수가 단지 상수만큼 차이가 난다면, 두 변수의 변화는 같다. 즉, 차이가 상수인 두 변수의 미분 값이 같기 때문에, 우리는 속도와 위치를 구할 때 수행되는 적분에서 두 개의 적분상수를 갖는다. 이 적분상수의 의미는 무엇인가? 적분상수는 가속도를 적분하여 얻는 속도에서는 초기 속도, 속도를 적분하는 위치에서는 초기 위치와 관련된다. 초기 속도와 초기 위치를 합하여 초기 조건이라고 부르며, 이차 미분방정식인 운동방정식은 초기조건에 의해 해(임의의 시간에서의 속도와 위치)가 결정된다. 몇 개의 계에 대한 운동방정식의 풀이는 부록을 참고하도록 한다.

 

 

 

행성의 운동

만유인력(뉴턴의 중력)은 힘의 크기가 {G \cfrac{M m}{r^{2}}}로 주어지고, 인력이므로 거리 r이 작아지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을 받는 물체는 어떠한 운동을 하게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하여 17세기 유럽의 과학자들은 궁금했고 타원으로 추정하였으나, 이것을 수학적으로 처음 증명한 사람은 뉴턴이었다. 사실 타원 외에 포물선과 쌍곡선 운동도 가능하지만, 지나가는 경우가 아니라 중력에 잡혀서 궤도를 돌고 있는 경우라면 타원운동만 가능하다. 중력의 영향을 받는 물체의 운동에 대해서도 역시 같은 이유로 여기서 운동방정식을 풀지는 않겠고, 몇 가지만 이야기하고 넘어가겠다.

 

  • 두 물체 사이의 거리와 거리방향에만 의존하는 힘을 중심력(central force)[4]이라고 하는데, 중심력을 받는 물체는 회전에 대해서 대칭이기 때문에 각운동량이 보존된다. 중력은 중심력에 속하므로, 태양계의 행성운동이나 태양계가 형성되는 초기 태양계 모형에서도 각운동량 보존법칙을 고려하는 것이 유용하다. 또한 중력의 영향만 받는 계는 시간에 대해서도 대칭이기 때문에, 역학적 에너지(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합)는 보존된다.

 

  • 뉴턴의 운동방정식에 만유인력이라는 구체적인 식을 넣고 풀면, 케플러의 세 가지 법칙을 모두 유도할 수 있다. 심지어 천왕성의 궤도 관측과 뉴턴 역학의 계산의 차이를 뉴턴역학으로 설명하기 위하여, 어느 지점에 새로운 행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까지도 예측했다. 르베리에는 1846년에 계산결과를 베를린 천문대에 보냈고, 그 우편물을 받은 당일에 관측자는 르베리에가 예측한 곳에서 1 떨어진 지점에 있는 해왕성을 최초로 발견했다.[5]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인 해왕성은 계산으로 먼저 예측되었고, 해왕성의 발견은 뉴턴 역학의 검증을 넘어 과학자들에게 절대적 신뢰를 주었다.

 

  • 르베리에는 또한 십여 년 후에 태양계 가장 안쪽의 행성인 수성의 근일점이 이동하는 정도가 계산과 맞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수성보다 안쪽에 미지의 행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예측했다. 해왕성의 발견에 고무된 당시의 천문학계는 이 미지의 행성, 불칸을 찾으려고 노력을 했으나 결국 없었다. 수성의 근일점 이동이 뉴턴역학의 계산보다 조금 더 컸던 이유는, 일반 상대성이론이 예견한 태양에 의한 시공간의 왜곡 때문이었다. 뉴턴 역학의 계산과 맞지 않던 천왕성의 궤도로 뉴턴역학을 검증한 것과 반대로, 수성의 궤도 편차는 뉴턴역학이 틀린 것을 검증하게 했다.[6]
르베리에는 뉴턴역학의 계산만으로 1846년에 해왕성을 정확히 예측하여, 뉴턴역학의 진가를 알렸다. 또한 르베리에는 1859년에 수성의 근일점 이동 이상을 설명하기 위해 미지의 행성을 예측하였으나, 1919년에 인간이 발견한 것은 미지의 행성과 뉴턴역학의 또 다른 성공이 아니라 아인쉬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의 진가였다.

 

 

 

지구와 물체의 운동

지구가 지상에 있는 물체를 끌어당기기 때문에 물체가 아래로(지구로) 떨어지지만, 지구는 왜 물체로 떨어지지(끌려오지) 않을까? 물론, 지구가 지상의 어떤 물체보다도 월등히 무겁기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는 상식적으로 대략 안다. 그러나 우리는 뉴턴의 운동법칙을 받아들였고 중력의 구체적인 표현까지도 알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수식으로 더 확실히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외부의 힘이 주어질 때, 물체의 운동은 F = m a에 따라 기술된다. 여기서 F가 중력이기 때문에 중력을 표현하는 식 {G \cfrac{M m}{r^{2}}}을 넣으면, {G \cfrac{M m}{r^{2}} = m a}가 되어 물체가 느끼는 가속도 a = {G \cfrac{M}{r^{2}} }인데, 뒤에서 더 설명하듯이 이 값은 지구의 질량과 지구반지름, 중력상수를 넣었을 때 9.8 m/s2 정도다.(실제로 중력상수 값은 만유인력 발표 후, 100여 년이 지나서야 측정되었으므로, 이렇게 중력가속도를 구할 수는 없다. 캐번디시가 실험할 때는 이미 지구의 반지름을 알고 있던 시기라서 중력상수를 실험으로 구할 수 있었다.)[7]

 

반면에, 지구는 어떻게 느낄까? 중력에 의한 지구의 운동을 알기 위해서는 지구를 중심으로 운동법칙과 중력을 적용해야 한다. 즉, F = m aM 이고(물체의 가속도와 구분하기 위하여, 지구의 가속도를 편의상 aM이라고 표기하자), 중력은 물체와 지구에 대해 대칭이므로 똑같이 G Mm/r2이다. 즉, {G \cfrac{M m}{r^{2}} = m a_{M}}에서 지구의 가속도 a_{M} = {G \cfrac{m}{r^{2}} }이 된다. 이 값은 얼마나 될까? 물체가 느끼는 가속도 am에 대하여 얼마나 되는 크기일까? aMam의 식을 비교하면,  aM = (m/M) am임을 알 수 있다. 지구의 질량 M이 물체의 질량 m에 비하여 상당히 크므로 지구의 가속도 aM은 거의 0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작다. 즉, 지구는 물체의 중력에 의해서는 운동상태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가장 큰 인공위성인 우주정거장을 생각해보자. 우주정거장은 400 톤 정도의 질량이며 지상으로부터 400 km보다 낮은 저궤도에서 지구를 하루에 15.5 바퀴 돌고 있다. 지구의 반지름은 평균 6,400 km 정도이고, 지구의 질량은 우주정거장의 1.5 X 1019배 정도 된다. 다음의 항목들에 답해보자.

 

  1. i) 우주정거장 안에 있는 우주인들이 받는 지구 중력은, 지상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될까?

400 km의 높이라면[8], 지구표면보다 지구중심에서 1/16배 정도 떨어져 있다. 지구적 규모에서 볼 때 지표면에서 조금만 떨어져 있는 것과 같기 때문에, 우주정거장에서 느끼는 중력은 지표면에서의 중력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만유인력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므로, 우주인은 지표면에 있을 때보다 대략 8/9 정도의 중력을 느낀다. 그림을 보면, 우주정거장은 지구반경의 1/16 이내에 있기 때문에 지구에서 꽤 가깝게 있다. 어찌 지구중력을 안 받을 수 있겠는가? 특히 중력은 아주 먼 거리에도 작용하는 힘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주 정거장에서 느끼는 중력과 지표면에서 느끼는 중력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왜? 무중력 상태로 느낄까? 여러분들이 짐작하다시피, 이렇게 크게 지구로부터 끌어당기는 힘(중력)을 받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회전하여 원심력과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우주정거장이 궤도를 유지(무중력 상태)하기 위해서는 원심력과 지구중력을 같게 만드는 빠르기(7.66 km/s)로 지구를 돌아야 한다(그래서 하루에 15.5회 공전한다). 단순히 지표면에서 멀리 떨어진 우주로 나갔기 때문에 무중력 상태가 된 것은 아니다. 중력은 아주 멀리 떨어진 물체에게도 작용하는 대표적인 힘이며, 태양계의 크기보다 더 먼 곳의 물체들끼리도 뭉쳐서 별을 만드는 일은 우주에서 흔하다. 사실 우주정거장의 궤도는 지구 대기권 안에 있으므로 우주에 있다고 말하기도 어색하다.

 

 

  1. ii) 우주정거장이 지구를 끌어당겨서 생기는 지구의 가속도는, 지구가 우주정거장을 끌어당겨서 생기는 우주정거장의 가속도와 얼마나 다를까?

 

두 물체가 서로 느끼는 가속도는, 같은 거리에 있으므로 전적으로 두 물체의 질량에 반비례한다. 400톤 정도인 우주정거장은 지구보다 1.5 x 1019배 가볍기 때문에, 지구에 발생하는 가속도는 우주정거장이 느끼는 중력가속도보다 1.5 x 1019배 작다. 1019이라는 숫자는 아주 큰 숫자이며, 지구 입장에서는 가속도(속도 변화)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우주정거장은 지표면과 비슷한 수준의 지구중력을 받고 있지만, 빠르게 회전하기 때문에 원심력과 지구중력이 평형이 되어 무중력 상태가 된다. 지구 대기권인 열권에 있는 우주정거장은 희박한 지구대기와 충돌하여 속력이 줄어들기(원심력이 중력보다 작아진다) 때문에, 자체 추진력으로 속력과 궤도를 유지해야 한다.

 

 

 

중력가속도 g

중력은 서로 끌어당기는 인력이기 때문에 둥그런 지구의 어느 곳에서도 지구중심을 향할 뿐, 아래라는 특정한 방향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우주에 특별한 방향은 없다. 지구는 자전을 하기 때문에 적도가 약간 부풀어 올랐다. 만유인력은 거리가 클수록 작아지기 때문에, 지구 중심에서 좀 멀어지게 된 적도에서의 중력은 극지방보다 약간 작아진다.[9] 마찬가지 이유로 높이 올라갈수록 지구 중심에서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에, 중력이 약해진다.  만유인력에 중력상수  G값과 지구 질량 M, 지구의 평균반지름 R을 넣으면, 지표면에서 느끼는 가속도는  GM/R2으로 일정한 값이다. 이 값을 계산하면 대략 9.8 m/s2이고 g로 표기한다.

즉, 중력가속도(gravitational acceleration)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g = GM/R2 ~  9.8 m/s2 이다.

 

운동법칙( F = m a )의 질량(mass)은 주어진 힘에 대한 운동의 저항인 관성으로 만유인력과 무관하며, 이것을 관성질량이라고 불렀다. 반면에 무게(weight)는 이 관성질량에 중력가속도를 곱한 것이며, 질량의 단위인 kg이 아니라 힘의 단위인 N(뉴턴)으로 측정되는 값이다. 질량 1 kg인 물체의 무게는 9.8 N이고[10], 질량 2 kg의 무게는 19.6 N이다. 무게는 질량에 천체의 중력가속도를 곱한 것이므로, 같은 물체라고 하더라도 달에서는 지구보다 무게가 1/6 정도로 작아진다. 우주 정거장에서는 중력과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어, 우주 정거장에 있는 모든 물체들의 무게는 0 N이다.

지표면 근처에서 중력가속도가 달라질 수 있을까? 같은 높이에 있더라도 중력가속도가 다른 값을 갖는다면, 어떠한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 지표면 아래 밀도가 높은 물질들이 많이 있는 지역에서는 중력가속도가 커지며, 이것을 이용하면 땅을 파헤치지 않아도 지면 아래의 물질분포를 대략적으로 추정해볼 수도 있다. 이렇게 중력의 변화를 이용하여 지하자원을 탐사하는 것을 중력탐사라고 하며, 석유나 가스 탐사 등에 널리 사용되었다.

 

[1] 앞에서 질량이 일정한 경우에, \pmb{F} = m \pmb{a} 로 쓸 수 있음을 보였다.

[2] 미분함수가 있는 방정식으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bitly.kr/DBA1 참고

[3] 더 엄밀하게 적분상수 http://bitly.kr/qZlC와 초기조건 http://bitly.kr/mwUT을 참고. 여기서는 물리적 직관으로 이해하면 충분하다.

[4] 수학적으로 중심력을 표현하면 \pmb{F} = f(r) \pmb{ \hat{r}}의 형태이다.
\pmb{ \hat{r}}은 구의 중심에서 거리 r이 늘어나는 방향의 크기가 1인 벡터를 나타낸다. f(r)은 거리만의 함수이고 방향과 무관하다. 중심력은 보존력이고, 위치에너지를 정의할 수 있다.

[5] 해왕성 발견에 대한 역사, 일화는 http://bitly.kr/g4EK 참고

[6] 수성 공전궤도의 세차운동에 대해서 http://bitly.kr/55eBhttp://bitly.kr/1ESf 참고

[7] 캐번디시 실험은 http://bitly.kr/0Gjb 참고

[8] http://bitly.kr/ONm5 를 참고하면, 우주정거장에 대한 자세한 제원을 알 수 있다.

[9] 지표면에서 실제로 느끼는 중력은 지구에 의한 만유인력과 지구 자전에 의한 원심력의 차이다. 위도가 낮을수록 원심력이 크기 때문에, 원심력을 고려하면 적도와 극지방의 중력차이는 더 크게 나타난다. 의 측정값은 중력과 원심력이 반영된다.

[10] 1 kg의 물체가 느끼는 무게 9.8 N을 ‘1 kg중’ 으로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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