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세계에서 물체는 공기 중에서 움직이거나 물 속에서 움직이는 일들이 흔하다. 이러한 경우에 우리가 공기나 물과의 저항까지 고려하여 운동방정식을 푼다면, 보다 현실에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만큼 조금 더 수학적 풀이가 어려워질 것이다. 일단 여기서는 운동하는 물체가 속력에 비례하는 저항을 받는 경우에, 운동방정식을 정확히 풀어서 물리적으로 음미해 볼 것이며 이후에 속력의 제곱에 비례하는 저항에서 물체의 최종속도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참고로 현실에서 유체(기체나 액체)의 저항력은 속력의 제곱에 비례한다.
d. 마찰력이 있는 운동
물체의 운동을 기술할 때 마찰이 작은 경우라면 마찰력을 무시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마찰이 있다. 대기 중에서 움직이는 물체는 빠를수록 더 많은 공기분자와 부딪히기 때문에, 공기에 의한 마찰력을 속력에 비례하는 힘으로 단순하게 모형화 할 수도 한다. 마찰력은 운동을 방해하는 힘이기 때문에, 항상 운동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작용한다. 마찰력(frictional force)을 f로 표기하고, 이것을 수식으로 나타내면 f = -α v ( α는 양의 비례상수)이다.[1] 상공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처럼 대기 중에서 자유 낙하하는 물체는 1차원 운동을 하므로, 벡터 표현 대신에 운동방향(아래)을 +로 하고 운동과 반대방향을 로 정하고 식으로 써보고 속력 v에 대한 1차 미분 방정식을 풀어보자. 여기서 구태여 위치까지 구하지 않는 것은, 운동하는 물체가 속력에 비례하는 저항을 받을 때 얼마나 빨리 속력이 변하는가 하는 것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빗방울이나 유성과 같이 지구에서 떨어지는 물체는 결국 중력과 마찰력(공기저항)이 같아질 때까지 가속되다가 마침내 두 힘이 평형을 이루며 등속도 운동으로 떨어질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수학적으로 풀어서 확인해보려고 하며, 두 힘(중력과 저항력)이 평형을 이루는 상황에 대하여 물리적으로 따져 보고 싶다.
- 물체는 떨어지면서 점차 속력이 증가하지만, 일정한 값(mg/α)에 수렴한다. 이것을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높은 상공에서 시작한 비 혹은 우박은 지상에 떨어질 때 그렇게 빠르지 않다. 공기가 없었다면 빗방울의 속도는 시간에 비례하여 계속 커질 것이다. 그러나 중력이 일정한 반면 마찰력은 계속 커지기 때문에, 두 힘이 평형을 이루는 순간부터 빗방울은 더 이상 빨라지지 않고 대지를 적신다. 중력과 마찰력이 평형을 이루는 조건은 mg = α vt이고, 이 때의 vt = mg/α 는 운동방정식에서 t가 커질 때 수렴하는 값과 당연히 같다. 이 최종속도 vt를 종단속도(terminal velocity)라고 한다. 종단속도는 물체의 질량 및 α값에 따라 달라진다. 지상에서 종단속도를 측정하면(질량을 안다고 했을 때), 물체의 α값을 구할 수 있다. 마찰력(공기 저항)은 속력과 에 비례하기 때문에, 값이 큰 물체일수록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다.
- 공기마찰이 운동에 의하여 부딪히는 입자의 수에 비례한다고 가정하면, 운동속력 외에 물체가 움직이는 방향에 대한 단면적도 관계할 것이다. 같은 질량이라고 하더라도 단면적이 큰 물체는 α가 클 것이고(마찰력의 크기는 α에 비례 하므로), 빨리 종단속도에 이르며 종단속도도 작다. 이것은 밀도가 낮은 물체는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우리에게 별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상식적 추측과 부합한다. β( = α/m )값이 클수록 공기저항을 더 많이 받아, 속력은 더 빨리 종단속도에 수렴하게 되며 종단속도는 감소하기 때문이다. 표면적이 크거나 질량이 작은 물체의 종단속도가 더 작고, 더 빨리 종단속도에 이른다. 마찰력의 정의에서, α는 공기의 밀도와 물체의 단면적 등과 관련되는 비례상수로 추정할 수 있지만, 여기서 구체적으로 더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 비가 아니라 더 큰 물체가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가령, 먼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유성은 무척 빠른 속도로 지구에 진입하면서, 지구대기와 격렬하게 충돌하여 높은 열을 발생하며 빛을 낸다. 더 큰 유성은 더 큰 종단속도를 가지면서도 더 늦게 종단속도에 이른다. 우주에서 떨어지는 물체가 무거울수록 속력에 브레이크가 덜 걸리기 때문에, 지표에 충돌할 때 막대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큰 천체가 지구로 진입하는 위험상황에 처했다고 가정해보자. 지구와 충돌하지 못하게 이 천체의 방향을 바꾸거나 아예 산산조각 내면 지구가 받는 충격이 거의 없을 터이지만, 최소한 이 천체를 쪼개는 것만으로도 충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천체가 더 작게 나뉘어진다면, 종단속도는 질량에 비례하여 줄어들고 운동에너지는 질량의 제곱에 비례하여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100톤 정도의 유성이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온다고 하지만, 대부분 대기권에서 마찰열로 불타며 소멸된다. 아주 큰 유성들 일부만 지표면까지 도달하여 운석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는 것이다. 태양과 행성, 혜성 등 태양계를 이루는 천체들은 거의 같은 시기에 탄생했기 때문에, 태양계 형성의 정보가 보존된 운석은 지구에서 구할 수 있는 아주 오래된(46억년 정도 전의) 정보 저장매체다.
물체의 스케일을 r이라 할 때, 큰 물체의 질량은 대략 r3에 비례하고 단면적은 r2에 비례하므로 β( = α/m )는 대략 r에 반비례하고 종단속도 vt = mg/α 는 r에 비례함을 알 수 있다.
참고적으로 속도에 따라 변하는 힘은, 보존력이 아니다. 즉, 과거의 경로에 상관 없이 위치에 의해서만 위치에너지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역학적 에너지가 보존되지 않는다. 마찰력은 역학적 에너지가 보존되지 않는 계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데, 사실 실험적으로 유체에서의 저항력은 속력에 비례하지 않고 속력의 제곱에 비례한다. 사실 우리는 저항력이 하필이면 속력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을 실험이 아니라 논리적인 추론만으로도 얻을 수 있다. 이것은 뒤에 물리량의 차원분석(dimensional analysis)이라는 유용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것도 보일 것이다.
위에서 유체에서 운동하는 물체가 받는 저항력이 속력에 비례하는 경우는, 1차 선형 미분방정식으로써 쉽게 풀었고 속력의 제곱에 비례하는 경우는 이보다는 약간 더 어렵고 선형방정식이 아니다. 물론, 구태여 복잡한 운동방정식을 풀지 않아도 우리는 종단속도와 물리량의 관계를 알 수 있다.
[1] 실제로 공기의 마찰력은 속력의 제곱에 비례하는 것이 실험적 관측과 더 맞지만, 속력에 비례하는 모델로도 어느 정도 낙하하는 빗방울의 종단속도에 대해 비슷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http://bitly.kr/ylyq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