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가 바랐던 자유낙하 하는 물체의 낙하거리가 시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과 복원력을 이용한 운동이 주기성을 갖기 때문에 오랫동안 인간의 세계에서(아마도 우주의 다른 어느 곳에서도) 시계의 역할을 자처하며 문명의 지킴이가 되었던 것을 우리는 쉽게 라그랑주 역학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정의 3)에서 추상적 함수인 라그랑지언 L을 역학적으로 규정함으로써 계의 운동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L을 T – U 로 규정하였는데, T는 운동에너지로써 1/2 mv2의 형태로 속도의 제곱에 비례한다. 여기서 위치에너지 U가 시간과 속도에 무관하고 위치에 따라서만 달라지면서, U(α, r)= αn U(r) 특성을 갖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F= -dU/dq= –∇U 이므로, 힘에 따라서 위치에너지의 형태는 달라진다. 가령, 1/r2 형태인 만유인력과 전기력의 위치에너지는 n = -1인, U = – G (m1 m2)/r 이다. 복원력을 갖는 용수철의 위치에너지는 1/2 k r2 이므로, n = 2 이다. 대부분의 위치에너지는 U(α, r)= αn U(r) 특성을 갖기 때문에, 공간적 비례에 따른 계의 역학적 유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길이에 대하여 α배 하여 공간적인 닮음을 L에 적용한 것과 더불어, 시간에 대해서도 β배를 하면 라그랑지언 L은 어떻게 될까? 속도는 ‘거리/시간’이므로 α/β 이고, 운동에너지는 늘 (α/β)2이다. 위치에너지는 αn U(r)이기 때문에, (α/β)2 = αn 이라고 하면 L(αr, βt) = αn L(r, t) 가 된다. [1]
라그랑주 방정식은 선형 방정식이다. 즉, L이 라그랑주 방정식을 만족하면, L′ = a L+ b (a 와 b는 상수)도 같은 방정식을 만족한다. 따라서 공간을 α배 하고 시간을 β배 한 새로운 계도, (α/β)2 = αn을 만족하면 αn L(r, t)가 되어 같은 운동방정식을 만족한다. t’ = β t, r’ = α r 로 보면, α와 β 를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위 식이 몇 가지 경우에 무엇을 말하는지 살펴보자.
- 만유인력(U ∝ 1⁄r)의 경우에, n = -1 이다.즉, t′/t=(r′/r)3/2 이 되어 두 물체 사이의 거리가 3제곱 늘어나면 주기가 제곱만큼 증가한다.
이것을 어디에서 봤는가? 케플러의 행성운동 법칙의 세 번째 ‘조화의 법칙’, “행성의 공전주기의 제곱은, 궤도의 긴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한다.”에 해당하는 것이다. 케플러는 제1법칙과 제2법칙을 발견한 이후에, 십 년을 방대한 자료와 계산에 매달리고 나서야 제3법칙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것은 나중에 뉴턴 역학과 만유인력의 증거가 된다. 우리는 여기서 라그랑주 역학을 이용하여, 역학적으로 유사한 계들에 대하여 거리에 대한 시간의 어렵지 않게 관계를 끌어낼 수 있다.
- 더 간단한 경우로, 지표면 근처에서는 물체가 일정한 힘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즉, 힘이 위치에 따라 변하지 않고 일정한 상수이기 때문에, 위치에너지는 힘을 위치로 적분하여 n = 1 이 된다(학교에서는 일정한 중력가속도 g를 받는 계의 위치에너지가 mgh 라고 배웠었다. 물론, r은 길이 차원으로써 h에 대응된다).이 경우에 t′/t=(r′/r)1/2= √(r′/r) 혹은 r′/r=(t′/t)2 이 되어,
자유낙하 하는 물체가 이동하는 거리는 시간의 제곱에 비례하여 늘어나게 됨을 볼 수 있다. 이것 역시, 뉴턴의 운동방정식인 미분방정식을 풀어서 얻을 수 있었지만, 라그랑주 역학의 대수적 특성을 활용하면 얻을 수 있다. 앞서 살펴 보았듯이, 차원분석을 통해서도 등가속도 운동의 경우, 변위는 시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여기서는 라그랑주 역학의 수학적 형식화를 통하여 운동방정식을 풀지 않고서도 갈릴레오가 원했던 결과를 얻었다.
- 진자의 주기가 진폭에 따라 별로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예로부터 괘종시계는 수백 년 동안 많이 사용되었다. 또한 용수철의 복원력을 이용한 손목시계도 휴대폰이 나오기 전까지 대중적인 필수품 이었다. 이렇게 시간에 대해 규칙성을 주는 것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진동의 폭이 작을 경우에, 앞서 이야기했듯이 복원력에 대응하는 위치에너지에서 n = 2 이다(복원력 F =-k x 이므로, 위치에너지는 힘을 위치로 적분하여 U = 1/2 k x2 이다).이 경우에, t′/t=(r′/r)0= 1 이 되어 길이에 무관하다.
즉, 진폭이 작을 경우에, 주기는 진폭에 상관없이 일정하므로, 용수철의 복원력을 이용하여 시계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물리적으로 유념할 것은, 평형으로부터 늘어난 길이에 비례하는 복원력의 결과이기 때문에, 이 관계식이 깨지면 용수철 진자의 주기는 진폭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로 용수철을 많이 잡아당기지 않은, 즉 진폭이 작은 용수철 진자의 운동에서 성립한다.
물리 계를 분석하고 자연현상을 이해함에 있어서 운동법칙(혹은 운동원리)를 어떻게 형식화하느냐에 따라서 이렇게 달라진다. 물론 운동방정식을 푸는 것이 더 많은 정보를 주지만, 운동방정식을 푸는 것은 대개의 경우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요한다. 어떤 물리 계에 대해서는 라그랑주 운동방정식이 뉴턴의 운동방정식(운동 제2법칙)보다 효과적인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여기서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라그랑주 역학이라는 수학적 형식화를 통하여 보다 깊은 통찰 혹은 다른 관점으로도 자연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같은 주제를 다룸에 있어서 어떻게 형식화하고 어떻게 분석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도 일깨워준다.
이제 라그랑주 역학의 수학적 형식화가 주는 또 다른 중요한 통찰과 자연에 대한 이해를 살펴보도록 하자. 자연의 대칭과 자연에 보존되는 물리량의 관계를 우리는 명시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1] L(αr, βt) = (α/β)2 T – αn 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