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랑주 역학이 제시되고 45년이 지난 1833년에 해밀턴은 라그랑주 역학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역학을 제시하였다. 라그랑지언 역학과 수학적으로 동형(isomorphic)이지만[1] 시사하는 바가 또 다르다.
뉴턴 역학에서는 힘이 지정되면, 운동 제2법칙에 따라 미분방정식(혹은 적분방정식)을 풀어서 운동상태를 결정하는(온전히 표현하는) 속도와 위치를 구하게 된다.
라그랑주 역학에서는 라그랑지언(L = K-U = 운동에너지 = 운동에너지 – 위치에너지)을 결정하면, 최소작용의 원리에 의해 유도되는 라그랑주 방정식이라는 1차 미분 방정식을 풀어서 속도와 위치를 구한다. 라그랑주 방정식에서는 계의 대칭 혹은 구속조건이 있는 경우에 좀 더 쉽게 계의 운동을 조망하고 보다 간편하게 운동방정식의 해를 구할 수 있기도 하다.
해밀토니안 역학에서는 새로운 관점에서, 위치의 시간미분인 속도와 속도의 시간미분인 가속도라는 순차적 변수가 아니라 좌표와 좌표의 짝이 되는 변수로 하는 운동방정식(1차 미분방정식)을 풀게 된다. 물론 해밀토니안을 먼저 알아야 하지만, 앞에서 우리는 라그랑지언이 시간대칭을 가질 때 보존되는 양을 해밀토니안이라고 부르고 결정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같은 것에 대해 뉴턴의 관점, 라그랑주의 관점, 해밀턴의 관점으로 달라지면서 사람들은 자연의 원리에 대해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해밀톤 방정식
라그랑주 역학에서, (식 ④)와 (식 ⑤)에서 위치 좌표와 시간 좌표에 대해 명시적으로 의존하지 않으면 보존되는 두 양을 각각 ‘일반화 운동량’과 ‘해밀토니안’이라고 불렀다. 우선 해밀토니안이라는 물리량의 변화가 다른 물리량의 변화와 어떤 관계를 갖는지 살펴보자. 해밀토니안의 정의에서 아래의 식이 유도된다.
(식 ⑥)
위 (식 ⑥)에 ‘최소작용의 원리’에서 유도된 라그랑주 방정식 d/dt (∂L/(∂q’i ))= ∂L/(∂qi ) 을 적용하고 일반화 운동량 ∂L/(∂q’i ) 를 pi로 나타내면, (식 ⑥)은 다음과 같이 쓰여진다.
(식 ⑦)
(식 ⑦)는 해밀토니안 H = H(q, p, t)는 위치, 일반화 운동량, 시간의 함수로 기술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H를 각 변수 qi , pi , t 에 대하여 편미분[2] 하면 다음과 같은 관계식을 얻을 수 있다.
(식 ⑧) |
(식 ⑧)을 해밀턴 방정식이라고 한다.
해밀턴 역학은 두 독립변수인 일반화된 좌표 qi와 일반화된 운동량 pi로 물리적인 계를 나타내며, 해밀턴 방정식에 의하여 계의 운동상태를 결정하는 qi와 pi의 시간 변화를 구할 수 있다. 두 독립변수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해밀토니안이라고 해밀턴 방정식은 말하며, 결국 계의 물리적 상태는 온전히 해밀토니안에 담겨 있는 것이다. 이것은 라그랑지언에 계의 물리적 상태가 온전히 담겨 있는 것과 동등하다.
∂H/∂t= – ∂L/∂t
(식 ⑧)에서 해밀토니안이나 라그랑지언이 시간에 대해 명시적이지 않으면, 이 계의 해밀토니안이 보존되는 양이 됨을 알 수 있다. 즉,
∂H/∂t=- ∂L/∂t =0 ⇒ H = 상수 = 보존량
(식 ⑨)
여기서 H = H(q, p,t) 해밀토니안(Hamiltonian)는 q와 p를 독립변수로 하는 함수로 표현되므로, H 를 r = (q, p) 좌표계로 표시할 수 있다.
이러한 좌표계를 정준 좌표(canonical coordinates)라 부르며, 정준 좌표계가 이루는 공간을 위상공간(phase space)[3]이라고 부른다. 해밀토니안 방정식은 라그랑주 방정식의 다른 표현이므로 뉴턴의 운동방정식에 상응하기 때문에, 해밀토니안 방정식을 만족하는 계를 위상공간에 나타낼 수 있다. 해밀토니안 방정식을 만족하는 물질계는 운동상태가 변하더라도 전체의 부피가 변하지 않는다. 마치 압축되지 않는 이상적 유체를 다루는 것과 비슷하다. 이 정리를 리우빌 정리[4]하고 하는데 이곳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겠다.
해밀턴 역학을 마무리 하기 전에, 뉴턴의 역학과 라그랑주 역학에서 물리적인 계를 어떻게 기술하고 계의 상태가 어떠한 원리로 변화하는지를 정리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뉴턴 역학에서 계의 운동상태는 입자의 위치와 속도로 결정되며, 힘이 구체적으로 정해지면 운동 제2법칙이라는 보편적 자연원리에 의하여 계의 상태변화가 결정되고 수학적으로 풀 수 있다. 모든 물체에 적용되는 보편적 운동원리인 운동 제2법칙은 수학적으로 2차 미분방정식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초기 위치와 초기 속도라는 2 개의 초기조건에 의하여 미래 혹은 초기조건보다 과거에 계가 어떠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라그랑주 역학에서 계의 운동상태 역시 위치(일반화된 좌표 generalized coordinates) qi와 속도(일반화된 속도 generalized velocities) q’i로 결정되고 기술된다. 뉴턴 역학에서 힘이 결정되어야 계의 상황이 정해지고 운동원리로 계의 변화를 풀어낼 수 있었던 것처럼, 일반화된 좌표로 구성된 라그랑지언 함수를 알아야 계의 상태를 정할 수 있다. 라그랑주 역학에서는 운동 제2법칙 대신에 최소작용의 원리를 적용하여 운동방정식인 라그랑주 방정식을 풀어서 계의 변화를 알 수 있었다. 일반화된 좌표와 일반화된 속도의 두 변수가 포함된 1차 미분방정식 역시, 뉴턴 역학처럼 2 개의 초기조건에 의하여 해가 유일하게 결정된다.
해밀턴 역학에서는 계의 운동상태가 일반화된 좌표 qi와 일반화된 운동량(generalized momentum) pi로 결정되고 기술되며, 라그랑지언으로부터 얻어지는 해밀토니안에 의해서 계의 물리적 상태가 모두 담기고 이 해밀토니안은 계의 상태를 결정하는 좌표와 운동량의 시간변화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라그랑주 역학과 마찬가지로 최소작용의 원리가 역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다음의 푸아송 괄호에서 보듯이 좌표와 운동량은 서로 켤레관계로 대수적 특성을 갖게 된다. 해밀턴 방정식은 대칭성이 보이며 해밀토니안에 상응하는 에너지가 자연에서 얼마나 중요한 개념인지를 명시적으로 느끼게 한다. 물론 해밀턴 역학 역시 좌표와 운동량 변수의 1차 미분방정식으로 2 개의 초기조건으로 해가 유일하게 결정된다.
해밀턴 역학으로 기술되는 고전역학은 양자역학의 수학적 기술과 무척이나 닮아있다. 살펴보도록 하자.
[1] http://bitly.kr/1bM6M 와 같이 르장드르 변환으로 두 역학체계가 동형임을 보일 수 있다.
[2]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편미분은 다른 변수들의 변화를 0으로(변수의 값을 고정) 하기 때문에, 가령 H( , 를 로 편미분을 할 경우에 및 항은 0이 되어 없어지고 항만 고려하면 된다.
[3] 수학에서 나오는 위상공간은 topological space와 한자도 똑같이 번역했으나, 영어로는 다르다.
[4] 여기서 이야기하는 뤼우빌 정리는 해밀턴 역학의 http://bitly.kr/1Lib 이며, 수학에서의 같은 이름의 정리 http://bitly.kr/Oe6d 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