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 좌표계의 위상공간에 정의된 두 함수 f와 g에 대하여, 푸아송 괄호(Poisson bracket) {f, g}를 아래와 같이 정의해보자.
(정의 1)[1]
여기서 인덱스 i는 물체를 구별하는 인덱스로써 N계의 입자로 구성된 계이라면 i = 1, 2, 3, …, N 이다.
일반적으로 위상공간에서 정의된 함수 f=f(q, p,t)의 시간미분을 살펴보면
는 해밀턴 방정식을 만족하는 q와 p에 대해서,
이다.
여기서 진하게 q와 p를 표기한 것은 각각 벡터를 나타내고, 연속된 벡터의 표기는 벡터의 내적을 나타낸다.
즉, 로 나타낼 수도 있다.
이 식을 푸아송 괄호를 이용해서 표현하면,
(식 ⑪)을 얻는다.
(시간에 따라 명시적으로 변하지 않는) 어떤 물리량이 시간에 따라 변화가 푸아송 괄호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것은, (식 ⑪)을 그 물리량에 대한 운동방정식으로 취급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것은 어느 물리 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식 ⑪)이 성립하므로, 이제 계의 물리적 상태의 변화는 해밀토니안 H에 의해 온전히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어느 계의 물리량 f가 시간에 명시적이지 않을 때,
(식 ⑫)
그 계의 해밀토니안과 푸아송 괄호 호환이면 그 물리량 f는 보존된다. 보존되는 물리량은 계의 역학적 상태를 이해하고, 운동방정식을 푸는데 중요하다. 또한 푸아송 정리에 따르면, 보존되는((식 ⑫)를 만족하는) 다른 물리량 g가 있을 때, 새로운 물리량 {f, g}도 보존된다[2]. 이렇게 보존되는 물리량을 더 많이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역학적으로 그 계를 더 잘 이해한다는 것과 운동방정식을 더 쉽게 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 ⑫)는 양자역학에서 보존되는 양과 리 괄호(Lie Bracket)로 대응된다.
(정의 1)에서 아래의 식은 바로 얻을 수 있다. δij 는 크로네커 델타라고 부르며 i와 j가 같은 경우(i = j)에만 1이 되고, 다른 경우(i ≠ j)에는 0이 되는 수를 나타내는 기호이다.
(식 ⑬)
여기서 몇몇 여러분들은 양자역학이 떠오를 것이다. 불확정성 원리를 나타낸 식과 아주 유사하다!
그런데 양자역학을 배운 사람이라면, (식 ⑪)에서 미리 양자역학을 떠올렸을 것이다. 물리량에 대응하는 작용자가 해밀토니안과 교환 가능하면, 그 물리량이 보존된다는 것을 표현하는 식과 거의 같은 식이다.
(정의 1)에서, 푸아송 괄호는 양자역학에서 리 괄호(Lie bracket)로 대응될 것이며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와 연결될 것이다. 고전역학을 형식화하면서 양자역학과 가까워지는 느낌이 난다. 물론 뉴턴역학을 형식화했다고 하더라도, 이것으로부터 양자역학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두 역학은 세상을 기술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두 역학 체계를 연속적으로 연결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양자(quantum) 개념이 나오기 전 1830년대에 출현한 해밀턴 역학은, 20세기를 지나 현재에도 세상을 기술하는 형식적 방법과 통찰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또한 (식 ⑬)은 좀 더 일반적으로 함수f(p, q)에 대하여, {f, qi }와 {f, pi } 가 다음과 같이 미분연산을 하는 것을 보일 수 있다.
(식 ⑭)
푸아송 괄호가 해밀토니안 벡터장의 리 괄호에 대응된다는, 수리물리적 언급을 짧게 해둔다. 이것은 푸아송 괄호가 단순히 수학적으로 다르게 표현했다는 형식화를 넘어 수학적으로나 물리학적으로 더 확장된다는 의미다.
이상으로 뉴턴 역학을 수학적으로 형식화함으로써, 우리가 역학 계를 더 잘 이해하고 쉽게 풀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확장된 영역으로 나갈 길을 연다는 것을 보았다. 수학적 형식화를 통해서, 자연의 속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자연을 서술하는 이론에 대수적 구조가 갖는 특성들을 활용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현상 너머에 있던 자연원리(운동 제2법칙, 최소작용의 원리, 만유인력)를 통하여, 수많은 자연현상(지상계의 운동과 천상계의 운동, 악기의 소리, 유체의 흐름 등)을 설명하고 기술할 수 있었다. 또한 현상을 기술하는 관점의 수학적 형식화(미적분, 해석역학 등)를 통하여 자연에 대한 통찰과 깨우침을 진보시키기도 했다. 모든 자연원리는 이미 나왔으며,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의 기술적 문제만 남았다고 생각하던 19세기말부터, 빛은 양자화된 자연현상과 자연현상의 배경인 시간과 공간을 비추며 고전역학 너머의 자연원리로 향하는 길을 드러낸다.
[1] 어떤 물리량의 시간변화를 나타내는 수학적 표현인 (식 ⑩)과 해밀턴 방정식을 먼저 적용하면, 푸아송 괄호를 왜 이렇게 정의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2] 이것을 간단히 증명하는 것도 좋은 훈련이 될 것 같다. http://bitly.kr/wfUb 에 나오는 4개의 성질도 증명해보자. 푸아송 괄호가 마치 미분연산자 같은 성질을 갖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또한 미분연산자가 앞서 이야기한 벡터공간을 이루는 것은 어렵지 않게 보일 수 있다. 미분기하학적인 관점에서 더 잘 이해될 수 있고, 이러한 수학적 관점에서 고전역학인 해밀턴 역학은 양자이론의 기술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