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현대인이 살아가는 생태계는 자연이 아닌 현대화된 사회다. 현대인에게는 자연에 대한 지식보다도 사회에 관한 지식이 더 유용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특정 지역 내에서 특정한 시기에 살다가 가는, 한시적이고 지엽적인 존재로만 인간을 국한시킬 것인가? 작은 사회 너머의 더 큰 세상인 지구를 아는 것이, 내 삶에 있어서 과연 얼마나 유익할 수 있을까? 현대인이 알면 좋을 것 같은 지구 상식은 무엇일까? 미리 고민하지 말고 글을 따라서 편한 걸음으로 산책하자. 또한 우리는 지구인으로써, 지구라는 우리 세상을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지구는 커다란 세계이기 때문에 수많은 지식을 내어줄 수 있지만, 가급적 우리 삶과 관계된 것을 살펴보려고 한다.
물리적인 관점에서 지구를 소개를 하자면, 지구는 약 45억 6천 7백만 살 정도 되었다. 그리고 모양은 우리가 알다시피 동그란 구형이지만 지구의 자전에 의한 원심력 때문에, 적도 방향의 반지름이 극 방향보다 20 km정도 더 길다. 이것은 지구 반지름의 약 300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으므로, 우주에서 지구를 본다면 거의 완벽한 구형으로 보일 것이다. 지구의 표면은 내부에 비하여 가벼운 물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맨틀 바다 위에 가벼운 지각이 떠 있는 것과 같다. 지구 전체적으로 볼 때 지구의 밀도는 물보다 약 5.5배 정도 크다. 위의 그림은 대략적으로 지구의 크기에 비하여 물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표현한 것이다. 오른 쪽은 이미지 일부를 확대한 것인데, 지표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다는 가장 큰 물방울 정도의 부피를 갖고 있다. 다음 크기의 물방울은 남극대륙과 그린란드 등의 빙하에 포함된 물의 부피를, 가장 작은 물방울은 강이나 호수 등 육지에 있는 물의 부피 전체를 지구의 크기와 비교한 것이다. 그런데 지구의 크기는 실제로 얼마나 되며, 어떻게 생겼을까?

태양-지구-달의 배치가 될 때, 즉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가리는 월식(lunar eclipse)을 보면서 옛날 사람들도 지구가 둥글 것이고 어렴풋이나마 생각했었다. 우주에 나가서 직접 찍은 지구의 사진을 보면서 공과 같은 형태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현대에도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지구는 크다. 알다시피 공의 크기가 클수록 표면은 더 평평하게 느껴지니까.
그렇다면 지구는 얼마나 큰 것일까? 동그란 모양을 하고 우주에 떠 있는 것일까? 수많은 질문이 있었지만 신들은 아무런 답을 주지 않았다. 인간 스스로 답을 찾았다.
2천 2백 년 전에 살았던 에라토스테네스는 간단한 기하학과 그럴듯한 몇 가지 가정(가령, 지구는 둥글다. 태양은 멀리 떨어져 있어서 태양빛은 평행하다. 등)을 바탕으로 지구의 크기를 처음 측량해낼 수 있었다. 이 방법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더 빨리 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현대에는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니다. 구태여 두 지역에 직접 갈 필요도 없다. 휴대폰으로 연결된 누군가와 동시에 진행한다면, 훨씬 빠르고 쉽게 여러분도 지구의 크기를 측정해낼 수 있다. 아무튼 측량이 지금보다 정확하지 않았던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에라토스테네스가 얻는 값은 현재의 정밀한 측정값과 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대단한 일로 생각된다.
아무튼 우리가 알고자 하는 지구의 반지름은 대략 6,400㎞이고, 적도의 둘레는 약 4만㎞( ㎞) 정도 된다. 이 정도 길이는 현실에서 잘 느껴지지 않을 수 있으니, 이렇게 생각해보자. 서울의 인구를 1,000만 명이라고 하고, 서울에 사는 남녀노소의 평균 키를 1.3m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서울의 모든 인구가 머리-발-머리-발과 같이 한 줄로 누워있을 때 그 길이는 얼마나 될까? 물론 를 계산해 보면 된다. 앞의 곱하기 1,000은 ㎞로 환산하는데 쓰이므로, 서울시 인구를 한 줄로 세울 경우에 그 길이는 1.3만 ㎞ 정도 된다. 지구 둘레의 약 삼분의 일 정도나 되는 길이이며, 지구의 지름( k㎞)과 비슷하다. 지구의 중심을 관통한다면 반대편까지 도달할 수 있는 길이다. 지구의 크기에 감이 좀 오는지 모르겠다.
지구는 땅덩어리만 있는 행성이 아니다. 제법 크기가 있어서 대기를 중력에 잡아놓을 수 있었고, 적당한 온도라서 액체상태의 물이 풍부할 수 있었다. 물과 대기가 어우러진 지구에는 어느 날 자연스럽게 생명체가 탄생하여 지구환경을 구성하고 지구의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우리가 지구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자 할 때, 통상적으로 하나의 계(시스템)로 취급하곤 한다. 지구는 태양과 달 그리고 우주로부터 오는 운석과 우주로부터 오는 다양한 입자 등의 영향을 받지만, 어떨 때는 지구를 하나의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보는 관점이 유용하다.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는 관점에서 지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4 개의 하위 시스템으로 나눠서 보는 방법이 보편적이다. 즉 지구를 둘러싼 공기층인 대기권, 지각을 구성하고 움직이는 암권, 지구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바다와 빙하 등으로 구성된 수권 그리고 이러한 환경 덕에 어디서나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생명체들로 이루어진 생물권으로 나뉜다. 따라서 4개의 하위 시스템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면, 상위 시스템인 지구를 좀 더 쉽게 알 수 있다.
암권은 지구의 껍질에 해당하는 지각과 맨틀의 상부를 포함하는 영역이다. 맨틀 대류가 움직여 지각이 생성되어 이동하다가, 해구에서는 지각이 소멸되는 암석의 순환이 일어난다. 지구의 지각은 몇 개의 판들로 나뉘어 있어서, 판의 경계에서는 지진이나 화산 같은 지각활동이 활발하다. 판이 오랜 시간에 걸쳐서 움직이기 때문에, 대륙들은 서로 가까워지거나 분리되면서 현재의 육지 형태가 되었고 미래에는 또 다른 형태가 될 것이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 산맥도 판의 움직임과 충돌로 생겨난 것이다. 약 5천만 년 전에 인도판이 이동하며 유라시아판과 충돌한 후 오랜 시간에 걸쳐서 높은 산들이 만들어 졌다. 해발 8천m의 높은 고도에서는 판들 사이에 있던 바다에서 살았던 조개와 산호 등 해양생물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일본에 지진이 많은 것도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 그리고 필리핀판의 경계에서 판들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각이 여러 개의 판으로 나뉘어져서 대륙의 모양과 지각활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판구조론은 지구과학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판구조론은 여러 과학적 근거를 거쳐서 충분히 검증되었으며, 지구를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또한 암권은 지구가 가진 대부분의 산소를 함유하고 있다. 암석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광물은 수백 종류가 있지만 90% 이상의 광물들은 산소 몇 개와 규소가 결합된 규산염 광물 계열이다. 지구 표면의 바다를 이루는 물과 대기 중에 있는 산소 및 수증기보다도 훨씬 많은 산소가 암권에 있다. 좀 의외일 수 있겠지만 사실이며, 산소는 지구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이기도 하고 반응성이 높은 원소로 유명하다. 따라서 산소는 생명체의 대사나 지구 온난화, 연소 등 지구에서 일어나는 대부분 변화에도 깊이 관여한다. 지구를 대표하는 특징으로 ‘물이 풍부한 행성’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좀 더 기초적으로 말하자면 ‘산소가 풍부한 행성’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바다와 빙하, 강과 호수 등으로 구성되는 지구의 수권은 생명체에게 물을 공급하는 원천이기도 하고, 해류와 물의 순환을 통하여 지역의 기후를 결정하기도 한다. 암권과 달리 액체와 기체로 구성되는 수권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서, 에너지와 물질을 이동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권은 기상현상이 일어나는 대류권에서부터 오존이 있는 성층권, 중간권, 열권으로 구성되며 지구와 우주 사이의 경계를 이룬다. 기권은 우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생명체의 생존과 진화에 영향을 끼쳐왔다. 지구 온난화, 공룡이 멸종하고 포유류가 번성하게 된 이유를 기권에서 찾을 수 있다. 먼 훗날 지구 외의 행성에서 인류가 살아가려면 먼저 그 행성의 대기를 바꿔야 한다.
출처 : https://mynasadata.larc.nasa.gov/basic-page/earth-system-matter-and-energy-cycles
생물권을 구성하는 지구의 생물종은 대략 1천만 종으로 추산된다. 그 동안 지구에 살았던 모든 생물종들은 약 5억 종 정도였다고 하니, 다른 권역 못지않게 지구의 역사에서 생물권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생물권의 변화는 지구의 변화를 이끌어 갈 것이다. 인간이라는 단일 생물종이 아니라, 생명체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건강한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란다.
이제 지구를 좀 더 큰 관점에서 바라보기 위하여, 지구에 대해서 약간의 지식을 정리하자. 지구라는 천체가 자전과 공전을 해 왔다는 것은 현대인의 상식이다. 자전하는 주기가 하루이고 공전하는 주기가 1년이 되며, 하루와 1년 사이에는 달이 공전하는 주기인 한 달 마다 넘어가는 달력을 보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지구의 운동으로 나타나는 것이 단지 시간의 단위만은 아니다. 지구가 자전하는 회전축이 23.4도 기울어져서 태양을 공전하고 있기 때문에 4계절을 경험할 수 있으며,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전향력이 대기의 순환을 복잡하게 만들면서 기후의 특성도 위도별로 단순하지 않다. 자전하지 않았다면, 적도에서 상승한 대기가 고위도에서 하강했겠지만, 전향력으로 인하여 위도별 대기의 순환이 분리되고 무역풍, 편서풍, 극동풍이 생기는 것이다.
360도를 한 바퀴로 표기하는 것 역시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의 비율이 365 정도 되기 때문이며, 외계의 고등생명체의 달력과 원을 표기하는 각도는 지구와 다를 것이다. 지구에 가장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천체, 달과 태양은 지구에서 보면 크기가 거의 비슷하다. 이것은 지구에서 달에 이르는 거리보다 태양까지의 거리가 약 400배 정도 멀면서도, 달의 반지름이 태양의 반지름보다 약 400배 정도 작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보이는 크기는 면적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지축이 기울어졌기 때문에 여름으로 가는 시기에는 태양이 1분 정도 일찍 뜨고 더 늦게 지면서 해가 길어지며, 유일한 위성인 달은 다른 천체와 달리 지구를 공전하며 움직이기 때문에 매일 50분 정도 늦게 뜨고, 움직이기 때문에 태양과의 상대적 위치가 달라져서 달의 모양은 날마다 변하게 된다. 이렇게 하늘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인간의 문명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양한 삼라만상이 가득하고 복잡한 자연현상이 벌어지는 자연을 인간이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자연을 인간이 이해하기 위하여 조화롭고 일정하게 움직이는 하늘의 변화를 통해서, 인간은 조금씩 자연의 이치를 깨달아 가게 되었던 것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현상은 다르게 보이는 법이다. 움직이는 지구에 올라 타 있는 우리에게 관측된 천체의 운동을 통해 실제의 세상을 이해하려는 탐구가 과학의 시작과 발달을 자극했다. 조화롭고 규칙적인 천체의 변화를 기준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문명도 발달했다. 이제 관점을 좀 더 확장해 보자. 지구와 인간 그리고 우주를 총 망라해 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