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16세기부터 전제군주제가 확립되면서 자연에도 법칙이 있다는 생각이 퍼졌다. 이전까지는 돌이나 물과 같은 무생물이 어떤 법칙을 따른다는 생각이 우스울 수도 있었기 때문에 자연법칙이라는 표현은 잘 나타나지 않았다. 17세기 초부터 ‘케플러의 법칙’, ‘보일의 법칙’과 같은 표현이 등장한다. 전제군주제와 함께 국민 모두가 지켜야 할 법이라는 관념과 세상의 입법자인 신이 자연이 따라야...
아마도 우리 조상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멋지고 경이로운 밤하늘을 보았을 것이다. 빛의 공해(광해)가 없었으니까. 아주 오래전에 목동들은 눈에 띠는 별들을 이어 별자리를 만들었고, 밤하늘은 별자리가 전해주는 이야기들이 채워졌다. 각 나라나 지역마다 다르게 이름과 이야기가 담긴 별자리는 수천 년 전에 바빌로니아 지역의 유목민들로부터 시작되었다. 별자리는 기원전 3천년 즈음 바빌로니아 표석에도...
도대체 세상은 무엇일까? 나는 누구인가? 세상은 어떻게 지금처럼 되었을까? 복잡하지만 조화롭게 보이는 세상을 지배하는 원리는 어떤 것일까?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물질들의 근원은 무엇이며, 어떻게 이렇게나 다채로운 물체들을 구성할 수 있을까? 생명은 무엇이고 죽는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일까? 이러한 질문들은 현대문명에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마력과 같은 궁금함을 일으킨다. 과학은 이러한...
지구와 인간 너머로 시야를 넓혀보자. 아주 오랜 기간 인류는 대부분의 시간을 우주의 중심에서 살고 있다고 믿으며 살아왔다. 태양만이 아니라 밤하늘의 달과 별, 하늘에 있는 천체들 모두가 지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니 그럴 법도하다. 세상은 인간이 활동하는 지상의 세계를 중심으로 커다란 천구의 표면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우주관은 인간이 우주에서 가장 특별한...
대부분의 현대인이 살아가는 생태계는 자연이 아닌 현대화된 사회다. 현대인에게는 자연에 대한 지식보다도 사회에 관한 지식이 더 유용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특정 지역 내에서 특정한 시기에 살다가 가는, 한시적이고 지엽적인 존재로만 인간을 국한시킬 것인가? 작은 사회 너머의 더 큰 세상인 지구를 아는 것이, 내 삶에 있어서 과연 얼마나 유익할...
현재 지구에는 약 1천만 종의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지만, 인류라는 한 생물종이 지구에 끼치는 영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심지어 지질시대의 이름까지도 새로 등장할 정도이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지금의 시기는 신생대 제4기 홀로세에 속해있었는데, 최근 200년이라는 매우 짧은 시기를 별도로 ‘인류세’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까지도 나오고 있다. 인간의 활동으로 지구에 가장...
첫째 날, 지구가 형성되고 불덩이 지구가 식으며 지구의 내부가 여러 층으로 분화되고, 바다에서는 생명체가 생기며 지구는 보다 복잡한 시스템이 되었다. 복잡해진 지구는 이후에 스스로 변화를 거칠 수밖에 없었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 어느 곳보다도 다양한 것들이 넘치고 있다. 미약하게 출현한 생명체는 물론 복잡한 생명체가 아니고 가장 단순한 형태였을 것이다....
“이 세상은 언제 시작되어, 지금과 같이 되었을까?” 겨울철의 대표적인 별자리인 오리온자리는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오리온의 허리띠 아래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오리온성운에서는 새로운 별들이 태어나고 있다. 과거로 돌아가 우리 태양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직접 확인할 수는 없지만, 놀라운 현대 과학기술 덕분으로 우리는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리온성운에서...
다섯째 날이다. 이제 당신과의 여정이 끝나간다. 여행의 끝을 당신,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기억을 되살려보면, 20만 년 동안 당신은 너무도 많이 변했다. 흔히 말하는 고등생물들 중에서 당신보다 빨리 변한 동물을 나는 찾기 힘들다. 아마도 익힌 고기를 먹으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게 되고 언어를 발달시키며 더...
넷째 날이 밝았고, 40억 년 전의 지구에서도 생명이 탄생했다. 당신이 지금 볼 수 있는 생명체들이 아주 다양하고 복잡하게 보이겠지만,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하고 나서 38억년 이상 지났기 때문이리라. 아주 단순했던 미생물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아 현재의 녹색지구를 만들어 냈다. 생명체들은 환경인 지구와 끊임없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고, 한편으로는...